• 아시아투데이 로고
청약시장 뜨거운 열기에도… 옥석가리기 심화에 완판 ‘진땀’

청약시장 뜨거운 열기에도… 옥석가리기 심화에 완판 ‘진땀’

기사승인 2024. 08. 25. 18:0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서울 브랜드 단지들 계약 저조한 성과
수요자들 입지·교통 등 꼼꼼히 따져
호반써밋 개봉, 1년째 계약자 모집
'악성 미분양'으로 전락하는 단지도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안팎 건설사가 서울에 짓고 있는 일부 브랜드 단지들이 '완판'(100% 분양 완료)에 진땀을 빼고 있다. 새 아파트 공급 부족 우려와 전세사기 이슈에 따른 비(非)아파트 기피 현상이 맞물리면서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 열기가 뜨겁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조한 성과다. 지속되는 분양가 상승세에 피로감을 느낀 청약 수요자들 사이에 입지·교통·분양가 등 조건을 꼼꼼히 따지는, 이른바 '옥석 가리기' 현상이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서대문구 홍은 13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아파트(827가구)는 오는 30일 잔여 68가구를 대상으로 세 번째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 지난 6월 17일부터 정당계약(최초 청약 당첨자들이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시작했지만 2개월이 지나도록 계약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 더딘 물량 소진 원인으로 지하철역과의 거리가 멀다는 점과 분양가가 인근 시세 대비 비싸게 책정됐다는 점이 꼽힌다. 단지로부터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3호선 홍제역이 도보 기준 약 30분 거리에 있다. 분양가 역시 전용면적 84㎡형 최고 기준 12억2110만원으로 책정됐는데, 인근에서 2019년 11월 준공된 '북한산 두산위브' 아파트 같은 평형이 지난 6월 19일 8억9000만원(9층)에 팔린 것과 비교해 3억원 이상 비싸다.

호반건설이 구로구 개봉 5구역을 재건축해 조성 중인 '호반써밋 개봉' 아파트(317가구)도 작년 9월 말 정당계약 시작 이후 약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집주인을 구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전용 84㎡형 최고 분양가(펜트하우스 제외)가 인근 '개봉 푸르지오' 아파트 같은 평형(8억5500만원·21층) 대비 약 1억5000만원 비싼 9억9860만원으로 책정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나홀로 아파트'나 다름없는 3동짜리로 지어져 향후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인식도 청약 수요자들 사이에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새 아파트 공급 부족 우려와 비아파트 기피 현상 여파로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67.09 대 1로, 작년 동기(51.86 대 1) 대비 약 3배 상승했다.

분양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과거 중소형 건설사 시공 단지 등에 국한됐던 '옥석 가리기' 대상이 브랜드 단지로 확대되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지난 3월 입주를 마친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상도 11구역 재개발) 아파트(771가구) 역시 전용 84㎡형 기준 약 14억원에 달하는 고분양가·구릉지·지하철역과 먼 거리 등을 이유로 '악성 미분양' 단지로 전락했다가 준공 후 5개월이 지나서야 계약을 마감한 바 있다.

연말까지 서울에서 약 3000가구에 달하는 일반분양 물량이 쏟아질 예정인 만큼, 신중히 청약을 넣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청약시장이 과열될수록 수요자들의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다"며 "입지·교통·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 등을 잘 따져본 후에 청약을 시도하길 권한다"고 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