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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펑펑 쓰는 전기에 예비전력 ‘비상’…‘전력망·분산에너지’ 절실

[기자의눈] 펑펑 쓰는 전기에 예비전력 ‘비상’…‘전력망·분산에너지’ 절실

기사승인 2024. 08. 1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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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여권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최대 전력수요가 나날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최대 전력수요는 가정·공장·상점 등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시간대의 평균 전력을 말한다. 최대 전력수요는 지난 5일 93.8GW(기가와트)를 기록, 여름철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12일 94.5GW로 경신, 또 13일 94.6GW로 갈아치웠다.

이는 기후변화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열대야와 폭염이 20일 넘게 지속되면서 냉방 사용이 급증했다. 더 큰 문제는 예비전력 수준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력거래소는 전력 사용 예상치를 넘을 경우를 대비해 예비전력을 확보해 두는데, 최근 예비전력이 안정적인 마지노선인 10% 수준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전기를 쓰면서 예비전력이 부족해지고 있는 것이다. 예비율은 5일과 12일 9%를 기록했다.

특히 2050 탄소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예비율을 높게 가져가야 하지만 현재 여러운 실정이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기후변화에 따라 발전량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지금처럼 냉방수요가 급증할 때 곧바로 전력을 생산할 수 없다. 전력시장에 잡히지 않는 태양광 비중도 72%에 달하면서 정부가 전력수급 조절에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따라서 예비율을 보다 폭 넓게 가져가야 하지만,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블랙아웃(대정전)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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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북변전소 ESS 전경./한국전력
결국 ESS(에너지저장시설) 등 유연한 자원 확보는 물론, 전력망 확충이 시급하다. 특히 전력망 증설과 분산에너지 특별법의 시너지가 절실한 때다. 장길수 고려대 교수는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육지 안에서 추가적인 전력망 증설이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리나라 육지 내 전력 설비 밀도는 미국보다 2.36배 높고, 송전설비 밀도도 미국보다 1.66배 높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폭증하는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송전선로 규모를 2배 가량 늘리기로 했지만, 사실상 좁은 국토에 다 깔기 어렵다는 의미다.

따라서 분산에너지 특별법의 성공이 우리나라의 안정적인 전력수급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분산에너지법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 이미 서울·수도권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어 결단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의 부정적인 시선을 탈피하기 위한 정부의 이와 뼈를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분산에너지법이 성공하면 우리나라 오랜 염원인 '지역경제 활성화'도 가능해진다. 산업계 역시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상적인 청사진을 그려봐야 한다. 지금의 노력과 대담한 용기가 미래 세대들에게 길을 보여줄 것이고, 미래에 '정답'이 될 수 있다. 이상적이기에 어려운 길이겠지만 묵묵히 나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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