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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서학개미 이탈 우려에… 증권사들, ‘달래기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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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4. 08. 12. 18:06

중단 사태 후 수수료 면제 등 이벤트
한국투자, 신규 유치해 수익 성장 노려
KB證, 수익 방어 위해 고객 이탈 막아
지난 5일 미국 현지 대체거래소(ATS)발 주간거래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제때 주식거래를 하지 못해 피해를 본 서학개미들의 불만은 가중됐고, 한국투자·KB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 경기침체 공포로 미국주식 잔고액이 10조원 이상 증발한 점 역시 증권사들엔 기회다. 향후 금리인하와 동시에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증시도 회복되고 해외주식 수요도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은 중단 사태 이후 이틀이 지난 뒤 발 빠르게 고객유치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두 증권사 모두 미국주식 온라인 수수료 무료 이벤트 및 미국주식옵션 거래 서비스 제공에 나선 것이다.

먼저 이번 사태로 각 증권사에 대한 불신이 고객 이탈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들이 나오자, 한국투자증권은 발 빠르게 서학개미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탈 가능성이 있는 고객들을 회사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온라인 금융투자 서비스 뱅키스(BanKIS) 고객을 위해 여러 해외주식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는데, 해외거래 서비스를 최초 신청한 고객에게 1개월간 미국주식 온라인 매매 수수료 0%를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것과 동시에 고객들의 경우 수수료 등 거래로 인한 편익 같은 것들을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이벤트가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일부 증권사들과 달리 정규거래 시작 전인 프리마켓(오후 5시~10시 30분) 시간 안에 결제 취소를 마무리해 우수한 대처 역량을 보였다. 즉 이번 계기로 거래에 대한 신뢰가 쌓인 만큼, 고객 확대를 통해 수익 성장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또 회사 규모 대비 아쉬웠던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을 늘려가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기준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은 243억원으로 업계 5위 수준이다.

그에 반해 KB증권은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모객 활동을 하고 있지만, 속내는 달라 보인다. 수익 성장에 목적을 뒀던 한국투자증권과 달리, KB증권은 고객 이탈로 인한 수수료 수익 감소 등의 피해를 줄이려는 모습이다. KB증권은 미국주식옵션 거래 서비스를 오픈해 미국주식옵션 50개 종목의 온라인 거래 수수료 할인 및 무료 실시간 시세, 거래에 따른 해외주식쿠폰 증정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앞서 KB증권은 주간거래 중단 이후 9시간이 넘도록 결제 취소가 지연돼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변동성이 큰 장세 속에서 제시간에 매수·매도를 하지 못해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민원도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목적 외에도, 최근 미국주식 잔고액이 10조원 넘게 줄어든 점 역시 두 증권사가 서학개미 모시기에 나선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초(1일)부터 지난 8일까지 미국주식 보관액(120조6498억원→109조1253억원)은 총 11조5245억원 사라졌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나스닥, S&P500 등 주요 지수들이 급락했지만, 전문가들은 금리인하 기대와 미국 대선 불확실성 해소로 하반기 지수 회복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류진이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그리고 4분기 대선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하반기 주춤할 투자 부문도 회복될 수 있다"며 "결국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 경기는 침체로 진입하기보다 소폭 둔화 후 재차 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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