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속도 내려면…'여소야대' 국회 통과 관건
국토부 장관 "법안에 정치 쟁점 모두 뺄 것…반드시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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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여소야대' 국회를 얼마나 빨리 설득하는지에 달렸다. 야당은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촉진 방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일 발표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8·8 공급 대책)에서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재건축·재개발 특례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인허가 절차를 통합·간소화함으로써 재건축 기간을 3년 더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서울 내 37만가구 규모에 달하는 정비사업지에서 오는 2029년까지 13만가구를 공급할 방침이다. 1기 신도시 등 경기권 정비사업 물량 4만6000가구를 합해 정부는 서울 등 수도권에 6년 내로 17만6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친 김에 정부는 특례법 제정을 통해 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대한 '패러다임'도 바꾸겠다는 입장이다. 특례법과 함께 올해 1월 정부가 발표한 '재건축 패스트트랙' 도입도 조속히 마무리해 통상 14년이 소요되는 재건축 기간을 6년까지 줄이겠다는 것이다.
재건축 패스트트랙은 준공 30년 이상 아파트의 경우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않아도 재건축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정부는 안전진단이 면제되면 재개발은 최소 3년, 재건축은 최대 5~6년 정도 사업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부가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선 국회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그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대 국회가 여소야대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정비사업 촉진 방안에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 공공이 개입해 정비사업을 활성화하려다 보면 조합의 기대 수익이 커져 외부 투기 수요가 몰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재건축 패스트트랙 관련 법안도 1월 발표 후 2월 국회에 발의됐지만, 처리되지 못하고 21대 국회 종료에 따라 폐기된 바 있다. 법안은 현재 22대 국회에 다시 제출돼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재건축·재개발 촉진 방안은 법령 통과를 전제로 하고 있다"며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오는 9월 정기 국회에서 재건축·재개발 특례법 등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각오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이번 특례법을 만들 때 혹시라도 정치적 쟁점이 될 수 있는 내용은 모두 빼겠다. 그야말로 재건축·재개발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공공이 역할을 맡아 문제를 해결하고 지원하는 내용만 넣겠다. 이런 취지면 법이 통과되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