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처럼 과도한 공급경쟁 가능성도 제한적
제주항공의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를 하회했다. 별도 기준 매출액은 국제선 증편과 여객 수요 호조 속에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4279억원을 달성했지만, 인건비와 공항 관련비, 일회성 정비비가 증가한 탓에 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앞선 1분기는 리오프닝 초기의 이연소비 기저부담에도 이익이 성장했던 만큼 컨센서스는 100억원대 흑자를 기대하고 있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제주항공을 비롯해 LCC들은 2019년부터 영업손실이 이어졌던 만큼 그동안 임금 인상이 제한적이었다고 판단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부터 역대급 호황을 맞이한 덕분에 밀렸던 인건비 증가분이 반영되고 있고, 이는 직원들의 임금뿐만 아니라 공항조업료나 정비비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1분기에는 이러한 고정비 부담 이상으로 성수기 실적이 좋았기 때문에 티가 나지 않았지만, 연중 가장 쉬어가는 비수기인 2분기에는 극복하기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LCC 산업이 예상과 다르게 계절적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해외여행 수요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최 연구원은 "지금은 이연수요 효과와 해외여행 소비층 확대까지 더해졌는데 2년도 안 돼서 수요가 벌써 꺾였다고 보는건 과도해 보인다"며 "제주항공의 국제선 매출액은 2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연구원은 "운임이 6% 조정받았는데, 여기에는 유류할증료 하락 영향과 함께 제주항공이 탑승률을 더 우선시했기 때문이"이라며 "2분기 L/F는 5%p 급등한 89%로 성수기인 1분기 90%와 비슷할 정도로 높았다"고 평가했다.
과거와 같은 과도한 공급경쟁 가능성도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대한항공/아시아나 계열의 항공사들은 외형에 욕심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최 연구원은 "티웨이와 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 노선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고, 신생 LCC들 정도만 점유율에 관심이 있지만, 지금은 보잉의 생산차질로 신규 기재 도입이 어렵다"며 "내년부터는 인건비 증가율이 정상화됨에 따라 다시 이익 성장이 재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