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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그동안 김주애를 '사랑하는 자제분'·'존귀한 자제분'·'조선 샛별 여장군'·'향도' 등 호칭을 통해 표현을 점진적으로 격상 시켰다.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정보위) 비공개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 했다고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 이성권 의원, 더불어민주당 간사 박선원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김주애에 대한 주민 반응을 의식해서 선전 수위 및 대외 노출 빈도를 조절하면서도 비공개 활동 병행을 안배하고 있다"며 "후계 구도와 관련해서 김주애를 어떻게 북한이 코칭하고 어떤 활동에 김주애가 나타났냐는 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엔 적어도 60% 이상 활동이 군사 분야 활동에 아버지와 함께 다니는 일정이었고, 매우 부분적으로 경제활동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후계자나 수령에게만 쓰는 '향도'란 표현 쓰는 거로 봐서 후계자 구도가 어느 정도 굳어져 가는 거 아닌가 전망한다"고 주장했다. '향도'는 혁명투쟁에서 나아갈 앞길을 밝혀주고 승리의 한길로 이끌어나간 단 의미로, 최근 김정은은 차기 지도자 김주애를 염두에 수식어 존귀한 귀한 자제분'에서 점진적으로 끌어 올려 우상화 작업에 돌입해왔다. 북한 당국의 현재 김주애 후계 구축 작업과 유사한 부분은 과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과거 김정일도 아들 김정은을 두고 내정(內定)과 후계수업'(1992~2008), '대내적 공식화'(2005~2010), '대외적 공식화'(2010~2011)의 단계를 밟았는데, 현재 김주애의 후계체제 구축은 기본적으로 '내정과 후계수업' 단계와 유사하다.
국정원은 또 김주애가 아닌 다른 형제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었다. 국정원은 "최종적으로 후계자를 결정하지 않았단 점을 토대로 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김정은의 건강상태에 대해서는 "김정은의 몸무게가 140㎏에 달하고 체질량 지수가 정상 기준인 25를 크게 초과한 40 중반에 달하는 등 초고도 비만 상태"라며 "심장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30세 초반부터 고혈압과 당뇨 증세를 보인 것으로 파악한다"며 "현 건강 상태를 개선하지 않으면 가족력인 심혈관 계통 질환이 나타날 수 있어서 면밀하게 추적 중"이라고 언급했다.
국정원은 아울러 북한이 최근 한반도 상공에 오물풍선을 살포한 점을 두고 우리 대응에 혼선을 야기시키려는 목적이 다분하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은 현재 총 10회 3600여개의 오물 풍선을 살포했으며 처음엔 오물, 주로 퇴비나 폐비닐에서 둘째 종이, 셋째 쓰레기로 바꾸는 등 우리 대응에 혼선 주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은 (오물풍선) 살포 이래 5회의 담화를 발표했는데 특정 이슈에 대해 단기간에 가장 많은 입장을 표명한 이례적 사례로 평가된다"며 "북은 오물풍선을 다중밀집구역 혹은 주요 보완시설에 집중 투하하거나 위험 물질로 가장한 백색 가루 동봉하는 등 운영 방식 변화주고 NLL 인근 긴장조성 확성기 타격 등 다른 도발 수단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미사일 발사 동향에 대해선 "올해 14회 걸쳐 48발 발사한 가운데 ICBM, SLBM 시험 없이 SRBM, 그리고 전략 군함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등 단거리·중거리 전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극초음속 미사일의 경우 세 차례 시험발사했고 고체 추진체를 활용함으로써 위험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략순항 미사일은 5회 시험하고 지상과 수중 플랫폼을 동시에 쓰며 전술 운용력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거론했다.
한편 이날 국정원은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미 연방 검찰에 기소된 것과 관련해 "한·미 동맹 훼손은 일절 없고, 안보협력에도 문제가 없다"며 "기소된 부분에 있어서는 간첩죄와는 다른 이질적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