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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배 대표, 사재 출연…그룹 지배 구조는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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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4. 07. 29. 18:56

입장문서 지분 매각 등 수습책 발표
구 대표, 큐텐 지분 42.8% 최대주주
큐익스프레스 등 지배구조 정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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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배 큐텐 대표.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의 핵심 인물인 구영배 큐텐 대표가 사재 출연으로 사태 수습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사건 발발 20일 만에 사과의 뜻을 밝히고 나선 것이다.

이와 함께 큐텐그룹의 핵심 사업체인 큐익스프레스의 움직임에도 촉각이 곤두세워지고 있다. 구 대표는 티몬·위메프 등 이커머스 기업을 사들여 덩치를 불린 뒤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시키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실제 올 하반기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큐익스프레스는 최근 구 대표가 최고경영자(CEO)자리에서 사임했다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지만, 구 대표는 비상장사인 큐텐의 최대주주로 있으면서 큐익스프레스 지분도 30% 가까이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해 있다.

◇구영배 대표 "지분 다 팔아서라도 피해 최소화할 것"…20일 만에 첫 입장문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구 대표는 이날 티몬과 위메프 정산과 환불 지연 사태에 책임을 지기 위해 자신이 보유한 큐텐 지분 등 사재를 내놓겠다는 입장을 공표했다.

구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으신 고객과 관계 파트너사,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다 보니 입장 표명이 늦어진 점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태 수습을 위한 사재 출연도 언급했다. 그는 "제가 가진 재산의 대부분인 큐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담보로 활용해 이번 사태 수습에 사용하도록 하겠다"며 "큐텐과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한 경영상 책임을 통감하며, 그룹 차원에서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제 개인 재산도 활용해서 티몬과 위메프 양사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티몬과 위메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큐텐그룹 차원의 역량을 집중하고, 유통성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큐텐은 현재 그룹 차원에서 펀딩과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 대표는 현재 티몬과 위메프가 파악한 고객 피해 규모가 여행상품을 중심으로 합계 5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며, 지속해서 피해 접수와 환불을 실시해 나갈 예정이다.

◇구영배 대표, 큐텐 통해 큐익스프레스 등 수직계열 전반 지배
구 대표는 큐텐의 자회사이자 물류회사인 큐익스프레스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켜 제2의 지마켓 신화를 꿈꾼 것으로 보인다. 지마켓은 2004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됐고, 2009년에는 미국 이베이에 5500억 원에 매각된 바 있다.

이에 구 대표는 2011년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물류회사 큐익스프레스를 설립했다.

큐익스프레스의 최대주주는 보통주 65.9%를 보유한 큐텐이다. 구 대표는 지분 29.4%를 소유한 2대 주주로 있다. 나머지 지분은 리비어 마스터(Revere MASTER SPV LLC, SERIES 1)를 비롯해 개인투자자들이 갖고 있다.

큐익스프레스의 최대주주인 큐텐의 지분구조에도 구 대표가 큐텐 지분 42.8%를 보유해 그룹의 정점에 위치하고 있다.

큐텐은 산하에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큐텐코리아와 함께 위메프 지분 72.2%를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성공을 위해 무리하게 인수합병(M&A)과 자금 돌려막기를 하다가 이번 티몬·위메프 판매자 미정산 사태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구 대표는 티몬·위메프 사태가 확산하기 직전까지 큐익스프레스의 CEO이기도 했다.

이 가운데 큐익스프레스가 구 대표의 후임으로 마크 리 큐익스프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한 것을 두고, 큐익스프레스가 추진해온 미국 나스닥 상장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크 리는 그간 CFO로서 구 대표를 도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실무를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선 티몬·위메프 사태의 핵심 책임자인 구 대표가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는 방식으로 선을 그은 다음,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계속해서 추진하려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

실제 새로 선임된 마크 리 대표 역시 "큐텐 그룹 관계사의 정산 지연 사안과 큐익스프레스 사업은 직접적 관련은 없으며 그 영향도 매우 적은 상황"이라고 주장하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꼬리를 자르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큐텐이 이를 수습하지 못할 경우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려 했던 사모펀드 등 투자자들은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티몬과 위메프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을 신청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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