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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3의 '총명함'은 내장된 AI뿐만 아니라, 원 페달 드라이브가 가능한 아이페달(i-PEDAL), 스마트 회생제동에서도 체감된다. 특히 전기차임에도 특유의 울컥거림을 덜하게 만들어주고, 연비도 효율적으로 관리해줬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서 EV3를 몰아봤다. 기아가 '캐즘'을 뚫을 무기로 내세운 세번째 전용전기차 EV3를 처음 보면 콤팩트한 크기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EV9를 축소해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실내 공간은 넓다는 인상을 받았다. 미니멀한 크래쉬패드 디자인에 자유롭게 움직이는 슬라이딩 콘솔테이블이 더해져 공간성이 확보된 것. 다만 공간을 확보하다보니 컵홀더가 다른 차량보다는 많이 아래에 위치해있다는 느낌이라 익숙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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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역시 배터리다. 처음 시동을 걸었을때는 97%까지 충전된 상태로, 주행가능 거리가 460km 정도로 나타났다. 이미 서울에서 부산까지도 갈 수 있는 거리이다. 그러나 최적의 조건으로 주행하면 680km까지는 갈 수 있다고 한다. 81.4kWh의 용량이 체감되는 순간이다.
정부 인증 기준으로도 EV3의 1회 충전시 주행가능거리는 501km다. 전비를 고려한 운행도 어렵지 않았다. 가감속과 정차까지 가능한 아이페달과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 덕이다. 200km의 주행을 모두 마치고 기록한 평균 전비는 6.7km/kWh. 전비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주행했는데도 높은 연비를 기록할 수 있었다.
특히 아이페달은 회생제동 모드에 관계 없이 사용할 수 있었는데, 덕분에 브레이크 페달을 거의 밟지 않고 주행할 수 있었다. 정차가 잦은 도심 구간에서 특히 유용하게 활용했는데, 감속이 부드러워 전기차 주행감을 해쳤던 특유의 '울컥임'을 최소화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스마트 회생제동도 적극적으로 활용해봤다. 거의 원페달로 주행하다 보니 초반에는 감속 정도가 일정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익숙해지니 운전 자체가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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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춘천까지 첫 90km 구간의 주행을 마치고, 춘천에서 양양까지 이어진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를 활용해봤다. 비가 간간히 내리다가,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앞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을 때도 보조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속도를 조절해줬다. 운전 피로도를 확실히 낮출 수 있었다.
EV3는 출범 3주만에 계약 1만대를 넘기면서 좋은 초기 시장반응을 얻는데는 성공했다. '가성비'를 내세웠지만 기능에 대한 기아의 자신감도 담아냈다.
전기차 세제혜택 적용 전 기준으로 보면 EV3 스탠다드 모델은 에어 4208만원, 어스 4571만원, GT라인 4666만원이고 롱레인지 모델은 에어 4650만원, 어스 5013만원, GT라인 5108만원으로 책정됐다. 세제혜택과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이 더해지면 3000만원대 초중반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