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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전기차 시대에 맞게 경차 규정 손질해야

[기자의눈] 전기차 시대에 맞게 경차 규정 손질해야

기사승인 2024. 07.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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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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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강태윤 기자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을 위해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는 가운데 시대에 맞게 경차 규정을 바꿀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긴 주행거리를 충족하려면 차의 길이가 다소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이달 9일 사전계약을 개시한 캐스퍼 일렉트릭은 자동차관리법상 경형자동차가 아닌 소형차에 속한다. 전기차 모델인 캐스퍼 일렉트릭은 전장과 전폭이 각각 3825㎜와 1610㎜로 길이 3.6m 이하와 너비 1.6m 이하인 경차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현재의 경차 규정은 내연기관차를 중심으로 제정한 것으로 도래하고 있는 전기차 시대의 흐름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를 차체 하부에 깔아야 할 뿐 아니라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하면 차체가 다소 커질 수 있다.

경차를 충족한 기아 레이 EV의 경우 35.2kwh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주행가능거리가 205㎞에 불과하다. 하지만 캐스퍼 일렉트릭은 49kwh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로 최대 315㎞를 달릴 수 있다.

2012년 연간 20만대 이상이었던 경차 시장은 지난해 12만4000여대로 입지가 많이 좁아졌다. 하지만 다른 차급에 비해 저렴한 가격, 쉬운 운전·주차, 경차 전용 혜택 등으로 사회 초년생과 여성 등에서 수요가 여전하다.

또한 전동화는 경차에 새로운 기회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동안 경차는 1000cc 이하의 엔진을 적용해 파워트레인 성능이 다소 약했다. 하지만 전기 모터로 달리는 경차는 초반부터 최대토크를 사용할 수 있고 응답성도 빠르다.

또한 내연기관 경차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낮은 연비도 전기차 모델에서 문제가 되지 않늗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전비는 5.6㎞/kWh로 아이오닉5(4.9㎞/kWh)보다도 더 우수하다. 레이 EV도 5.1㎞/kWh로 양호한 편이다.

현재로서는 캐스퍼 일렉트릭이 경차가 아닌 소형차로 분류돼도 소비자가 받는 혜택은 크게 다르지 않다. 캐스퍼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개별소비세·취득세 감면과 공영주차장 할인 등을 동일하게 적용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올해 말 전기차 등 친환경차 세제 혜택이 종료되면 이 같은 메리트가 사라진다.

지금 전기차의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캐즘'이지만 탄소 중립을 위해 전동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따라서 내연기관차 시대에 만들어진 자동차관리법 상 경형자동차에 대한 크기 등의 규정도 새로운 전기차 시대에 맞게 재정립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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