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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환자들 다 죽어야 의료공백 해결될 것인가”

[기자의눈] “환자들 다 죽어야 의료공백 해결될 것인가”

기사승인 2024. 07. 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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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이 다 죽어야 의료공백 문제가 해결될 것인가. 정부, 의대교수, 전공의 모두 환자를 외면하면서 총체적 난국이다."

식도암 4기 환자인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 이야기다.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하며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5달이 지났지만 해결 되지 않고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 최후의 보루인 응급실마저 인력 부족으로 축소 운영되고 있지만 정부는 뚜렷한 대책이 없고 의사들도 환자를 방치하면서 피해는 오롯이 국민이 보고 있다.

국민 생명과 건강 보호 의무가 있는 정부의 의료공백 대책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련병원에 일괄 사직 처리를 압박했다. 최대한 많이 복귀시키기 위해 사직 후 하반기 수련에 재응시하는 전공의에 특례도 적용했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의대 증원 재검토 뜻을 굽히지 않는 전공의 대다수는 복귀하지 않았고 하반기 수련 재응시에도 나서지 않을 분위기다. 19일 기준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전체 출근율은 8.5%로 1만3756명 가운데 1176명에 불과하다.

특히 하반기 수련 재응시에서 보건복지부가 '권역 제한'을 하지 않기로 해 열악한 지역의료가 더 나빠질 수 있다. 지역에서 근무하던 전공의들이 수도권 소재 인기과에 응시할 가능성이 있다. 당초 일부 의료계가 권역 제한을 요구했지만 수용하지 않았다. 지역의료가 희생되는 상황은 정부가 의대증원을 발표하면서 내건 필수·지역의료 강화와도 어긋난다.

전문의 이탈도 늘면서 결국 응급실마저 파행 운영되고 있다. 강원도 도립 속초의료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5명 중 2명이 사직하면서 이달 응급실을 축소 운영하고 있다. 지난 8~10일, 14일 응급실을 운영하지 않았고 오는 22~24일도 운영하지 않는다. 순천향대 천안병원과 국가 필수의료를 총괄하는 국립중앙의료원도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응급실 파행 운영과 의료공백을 즉각 해결할 대책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상급종합병원 전문의·중증환자 중심 전환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중장기 계획이다.

환자와 국민들은 의대 교수들 행태도 지적한다. 정부와 전공의 간 중재 역할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사태 해결을 막고 있다는 비판이다. 가톨릭의대 영상의학과 교수들은 하반기 입사 전공의에 지도 전문의를 맡지 않고 교육과 지도를 거부할 것이라고 성명서를 냈다. 연대 의대 교수들도 하반기 응시를 통해 들어오는 전공의를 제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냈다.

"의료공백에 대책 없는 정부, 전공의들 이탈, 의대 교수들 훼방으로 환자만 고통 받고 있다. 실타래가 보이지 않는 절망적 상황"이라는 중증환자들 목소리만 떠도는 대한민국 현실이다.
의정 갈등 속 전공의 모집<YONHAP NO-2775>
22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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