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투자 등에 업고…중견건설사, 하반기도 공공공사 수주 이어간다

정부, 건설경기 활성화 위해 '공공사업 투자' 15조원 확대
건설사 "철도·도로·항만 등 일감 늘 것…실적 상승 기대"

경기도 한 공사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중견건설사들의 공공공사 수주 행보가 하반기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최근 정부가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공공사업 투자 규모를 확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공공공사 일감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에 이 사업부문 내 강점이 있는 건설사의 올해 실적 상승을 점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 3일 정부는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건설경기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건설경기가 신규 공사 위축 등의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공공사업 관련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 대비 15조원 더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기존에 연내 계획돼있던 공공사업의 차질 없는 진행과 내년 사업을 올해 하반기로 앞당기기 위한 투자금을 2조원 추가한다. 신규 민간투자사업 발굴 관련 투입 금액도 5조원 늘리기로 했다. 여기에 정책금융 융자·보증 지원 규모도 8조원 더 증액할 방침이다.

이같은 정부 발표에 건설업계도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특히 자본 유동성이 대형 건설사에 비해 취약한 중견건설사들이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올해 들어 주택사업보다 위험부담이 덜한 공공 발주 위주 비 주택사업 수주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방침으로 철도·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위주 공공공사 일감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위기를 기회 삼아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하는 건설사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15조원 투자 방안은 공공투자 및 인프라시설에 집중된 모습"이라며 "이에 공공·인프라 관련 공사 수주에 주력하는 건설사를 중심으로 정책효과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정부의 공공사업 투자 규모가 확대되자 상반기에만 1조원 넘는 수주고를 쌓은 중견 건설사들이 최근 들어 늘고 있다. 올해 공공 발주 공사 수주에 집중하고 있는 HJ중공업은 건설·조선부문을 합해 상반기에만 2조원이 넘는 수주고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수주 규모가 커졌다. 이를 통해 1분기 매출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한신공영 또한 공공부문에서 5760억원을 수주한 끝에 상반기 1조1297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하며 '1조 클럽'에 입성했다. 동부건설도 공공공사 수주를 중심으로 지난 5월 신규 수주액 1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공공사업 중 기술형 입찰 부문에서 업계 최상위 수준인 3700억원을 수주하며 이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