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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최저임금 대폭 인상…1년여 만에 43% 상승

칠레 최저임금 대폭 인상…1년여 만에 43% 상승

기사승인 2024. 07. 0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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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9월 이어 올 7월 또 인상
칠레 정부 "50만 페소 약속 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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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1만 페소 화폐/연합뉴스
칠레의 최저임금이 또 올랐다. 1년 2개월 만에 벌써 세 번째 인상이다.

1일(현지시간) 에몰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칠레의 최저임금은 이날 월 50만 페소(약 73만5000원)로 인상됐다. 가브리엘 보리치 정부가 출범한 2022년 3월 35만 페소(약 51만5000원)와 비교하면 명목 최저임금은 43%, 물가 상승 효과를 제거한 실질 최저임금은 20% 올랐다.

칠레에서 정부가 1년여 만에 실질 최저임금을 20% 이상 인상한 것은 이번이 2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칠레 정부는 "공약을 하고 이행하지 않거나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내놓는 게 (정치에선) 다반사지만 보리치 대통령의 임기를 18개월이나 남긴 시점에서 최저임금 50만 페소 약속을 지켰다"며 보리치 정부의 국정 플랜이 순항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보리치 정부가 일사천리로 최저임금 인상을 밀어붙일 수 있었던 데는 노동계의 역할이 컸다. 정부는 지난해 4월 칠레 최대 노동단체인 중앙노동조합총연맹(CUT)과 최저임금 인상 일정에 합의했다. 정부와 노동계가 한목소리를 내자 의회에선 최저임금 인상에 관한 법을 제정해 화답했다.

이후 최저임금은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법 제정 직후인 지난해 5월 41만 페소(약 60만3000원)에서 44만 페소(약 64만7000원)로 오른 최저임금은 4개월 뒤인 9월 46만 페소(약 67만6200원)로 올랐고 지난 1일 또 인상됐다.

마리오 마르셀 칠레 재무장관은 "최저임금 50만 페소는 원래 보리치 정부 임기 말까지 달성하려던 목표였다"며 "식품가격 인상 등으로 고통이 큰데 노동계와 협력으로 목표를 조기 달성하게 돼 가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칠레 정부는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민간 기업에 고용보조금을 지원한다. 부분적으론 국가재정을 투입해 민간의 임금을 올려주는 셈이다.

오는 7월부터 정부가 기업에 지원하는 금액은 노동자 1인당 월 1만2500~3만6500페소(약 1만8000~5만4000원)로 책정됐다. 지원금은 마이크로기업으로부터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규모에 따라 각각 다르다. 대기업에는 보조금이 지원되지 않는다.

칠레 재무부에 따르면 2023~24년 정부로부터 고용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15만875개, 급여(최저임금)의 일부를 정부로부터 보조받는 노동자는 총 53만 명에 달하게 된다. 2022~23년 13만1769개 기업, 노동자 39만 명과 비교하면 고용보조금을 받는 기업과 노동자는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빠른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과 정부에 나란히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있지만 노동계는 최저임금을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보리치 정부의 임기 내 최저임금을 63만 페소(약 1488만7000원)까지 올려야 한다는 게 중앙노동조합총연맹의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진네트 자라 칠레 노동장관은 "생계비 (상승률), 가계부채의 규모, 기업의 여력, 남녀노동자의 임금 격차, 지하경제 취업률 등을 두루 염두에 두고 2025년에 다시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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