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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재무장관 “임기 말까지 세금 90% 감면할 것”

아르헨 재무장관 “임기 말까지 세금 90% 감면할 것”

기사승인 2024. 06. 2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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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카푸토, 긴축재정 지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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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재무장관/EPA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정부가 재정질서 확립을 위한 긴축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금의 90%를 감면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지 매체 엘크로니스타에 따르면 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재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건설협회 연차회의에 참석해 "지금 긴축을 풀면 재정적자의 악순환이 되풀이된 과거로 돌아간다"며 긴축의 고삐를 풀 수 없다고 했다.

건설업은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가 재정난을 이유로 공공 부문 건설공사 3500건을 중단시키면서 고전하고 있는 대표적 산업이다. 건설업계는 밀레이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12월 이후 10만여명이 실업자가 됐다며 긴축의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카푸토 장관은 "밀레이 대통령 취임 이후 연금이 실질적으로 4% 올랐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정부의 임기 말까지 세금의 90%를 감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르헨티나에서 페소화 평가절하를 경쟁력 제고의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왔다면서 정답은 부가세, 영업세 등 각종 세금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라고 했다. 약 35분의 연설 중 유일하게 이 대목에서 카푸토 장관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아르헨티나 경제는 고통스러운 스태그플레이션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통계청(INDEC)에 따르면 올 1분기 아르헨티나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4개 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는 마이너스 행진이다. 국내총생산이 1.2% 줄어든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밀레이 정부 출범 후 경제의 내리막길은 더욱 가팔라졌다.

1분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1.6%로 조사됐다. 경제활동은 부진한데 물가는 아찔하게 오르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이다. 고물가에 시달려온 아르헨티나지만 그간 국민이 버틸 수 있었던 건 소득이 비슷하게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밀레이 정부가 긴축에 시동을 걸면서 이 공식마저 깨져버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가계소득은 45.5% 느는 데 그쳐 소비자물가상승률보다 6%포인트(P) 이상 낮았다. 현지 통계청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직업을 갖고 있지만 부업을 찾고 있다는 사람은 220만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16%에 달했다.

현지 언론은 "한 여론회사의 조사에서 3가구 중 2가구가 1개월 소득으로 1달을 살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며 생활고를 절감하는 가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긴축으로 인한 극심한 경기침체는 예견됐던 일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아르헨티나의 경제성장률을 -3.3%로 내다봤다. 고물가와 강력한 긴축, 정치불안 등 3대 요소가 아르헨티나를 올해 세계에서 가장 부진한 경제성적을 내는 국가로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밀레이 대통령도 경기침체를 각오하자고 했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긴축을 시작하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며 "매우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침체의 늪에 빠진 경제는 내년에야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JP 모건은 2025년 아르헨티나의 물가상승률이 40%대로 떨어지고 경제는 5.2% 성장할 것이라고 최근 전망했다. 중앙은행의 시장조사에서 대다수 아르헨티나 경제전문가가 예상하는 내년 경제성장률은 약 3~4%, 인플레이션은 약 60%로 확인됐다.

현지 언론은 "경기가 회복되고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는 내년에 정부가 긴축의 강도 조절을 검토할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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