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中企 “한계상황 폐업 속출…지불 능력 고려 최저임금 구분 적용해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627010015287

글자크기

닫기

오세은 기자

승인 : 2024. 06. 27. 10:30

"최저임금위 부결시 항의 남는건 단일 최저임금…동결
중기중앙회, '지불 능력 고려 2025년도 최저임금 결정 촉구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 개최
1
이재광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위 위원장(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27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지불 능력 고려 2025년도 최저임금 결정 촉구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구분 적용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사진=오세은 기자
"절반이 넘는 중소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황으로 올해 초부터 한계상황에 내몰린 기업들의 파산과 폐업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왜 노동자들의 이야기만 들어주는지 이해가 안가요. 편의점은 문 닫으면 그만인가요. 도대체 어디가서 말해야 하나요."

중소기업중앙회는 27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기중앙회에서 '지불 능력 고려 2025년도 최저임금 결정 촉구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중소기업계는 지불능력이 취약한 업종에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고 소기업·소상공인들의 최악의 경영사정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현재 수준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재광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위 위원장은 이날 "지난 10년간 최저임금은 2배로 올랐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의 4.9배,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1.9배에 달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주휴수당까지 적용하면 사업주가 지급하는 임금은 20% 더 올라간다"며 "유급휴일 확대, 사회보험료 인상 등 각종 인건비 인상 요인들도 누적됐다. 우리 최저임금은 경쟁국들과 비교해 높은 수준에 이르렀고 지난해에는 최저임금을 못 받는 근로자가 다시 300만 명을 넘어섰다. 최저임금의 지급주체인 중소기업·소상공인 다섯 중 넷이 부담을 느낄 정도로 최저임금은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1분기 소상공인 매출과 영업이익은 7.7%, 23.2% 줄었다. 직원이 100만원 벌 때 소상공인은 72만원을 번다. 지불능력이 낮아진 상당수 소기업, 소상공인은 법정 최저임금도 지급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최저임금을 못 받는 근로자 비율이 업종별로 최대 41.2%포인트 차이를 보인다.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보장뿐만 아니라 소기업·소상공인의 지불 능력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 지불능력이 취약한 일부 업종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의 구분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10인 미만 사업장과 이들이 담당하는 고용의 비중이 크다.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소규모 기업의 고용을 축소시킨다. 숙련 인력 확보를 어렵게 하는 등 중소제조업 경쟁력 악화로 이어진다"며 "최저임금 지급주체인 중소기업·소상공인은 지금 파산과 폐업을 고민해야할 만큼 경영사정이 좋지 않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이날 "기업의 지불 능력은 경영능력, 노동생산성, 업종의 채산성에 영향을 받는데 노동생산성에 기인한 지불 능력 차이까지 사업주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효율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며 "구분 적용 방법을 두고 상향식·하향식에 대한 논쟁이 있는데 우리 최저임금은 주요 7개국(G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구분 적용을 하고 있는 나라들보다 높다. 다른 나라와 똑같은 방식으로 구분 적용하기 어렵다. 생계비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등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상백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는 이날 "편의점은 인건비가 오른다고 판매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 소상공인 업종도 살 수 있게 지불 능력을 고려해서 최저임금을 정해달라"고 했으며, 이정우 서울경인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알리 등 중국 이커머스가 들어오면서 무관세인 저가 수입가구와의 가격경쟁이 치열하다. 원가가 올라도 사실상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문 닫는 가구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이성문 한국교육IT서비스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업종마다 각자 채산성이 정해져있는데 무시하고 최저임금이 다 같이 높으니 쉬운 일자리로만 가려고 해서 조금이라도 숙련이 필요한 자리는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신주열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철근임가공은 운송료 포함한 인건비 비중이 70%가 넘는다. 인건비는 납품단가 연동제 대상도 안 된다. 철근임가공은 지방에 소재한 특성상 외국 인력 비중이 높은데 외국 인력들은 1년이 넘으면 최저임금 인상분보다 더 올려야 한다"고 했으며, 김기홍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이사장은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을 감당하기 어려운 업종들은 쪼개기 알바를 구한다. 직원도 사장도 원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그럴 수밖에 없다"고, 송유경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체감경기가 심각하다. 근로자 생계비도 중요하지만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올해는 소기업, 소상공인들의 지불능력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민선홍 한국디지털출력복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우리 업종은 높은 숙련도가 필요하진 않다. 업종 자체 수익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성과에 따른 보상을 어렵게 한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이날 "구분 적용, 단일 적용 둘다 중요하지만 지금 시점으로 보면 구분 적용이 좀 더 중요한 이슈"라며 "오늘 최저임금위원회의 표결 여부는 모르겠지만 만약 부결되면 항의 표시를 하고 남는건 단일 최저임금이다. 최저임금 자체가 동결되거나 최소 이상이 되거나 희망사항은 동결하는 걸로 설득해야 할 거 같다. 구분 적용이 만약 되면 동결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1
이재광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위 위원장(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27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지불 능력 고려 2025년도 최저임금 결정 촉구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에서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오세은 기자
오세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