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수요 높아져… 사상 최고치 기록
미래에셋·삼성·키움證 3파전 돋보여
이에 미래에셋·삼성·키움증권의 3파전이 돋보인다. 3사 모두 업계에서 리테일 강자로 불린 데 이어, 1분기 외화증권 수수료 수익에서도 나란히 상위권을 차지했다. 상호 간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특히 국내 거래대금이 감소세인 만큼, 이들엔 해외거래 수수료를 통한 리테일 수익 증대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향후 정부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적립이 예상되어 손실 방어 차원에서도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에선 미국 증시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긍정적이기에, 증권사들의 서학개미 유치 활동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보관금액은 역대 최고치인 1250억 달러(약 174조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미국주식에 대한 보관금액은 833억 달러(약 116조원)로 전체의 66.6% 수준이었으며, 이 역시 최고치였다. 보관금액은 예탁결제원을 통해 거래한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총잔액을 의미한다.
해외주식 보관금액이 늘어난 건 미국주식을 찾는 서학개미들이 증가한 영향 떄문이다. 이는 결국 수익률 때문인데, 올해 들어 코스피(5.2%)와 나스닥 지수(18%) 간의 상승률 격차는 12.8%포인트다. 나아가 미국 증시의 상방 압력을 높였던 엔비디아의 경우 154.6% 급등했다. 한 증권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 다수는 미국에 유망한 기업들이 많고, 주가지수도 안정적이라는 점을 미국 증시 투자 배경으로 꼽았다.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 인하 행사를 하는 등 서학개미 유치를 위한 영업에 나서고 있다.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 수익을 늘릴 기회이기 때문이다. 증권사 중에서도 리테일 강자로 대표되는 미래에셋·삼성·키움증권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앞서 3사는 올해 1분기 외화증권 수수료 수익에서 각각 560억원, 463억원, 372억원을 벌어들여 나란히 업계 1~3등을 차지한 바 있다.
더구나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보면, 미래에셋·삼성·키움증권 입장에선 외화증권을 통한 수익 확대가 절실하다. 지난 1분기 대비 국내 거래대금이 줄면서, 해외거래 수수료 수익에 대한 중요성이 보다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브로커리지 수익을 견조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필수적이란 얘기다. 더구나 브리지론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부동산PF 구조조정이 예고된 가운데, 증권사들의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도 불가피하다. 손실 폭을 줄이는 차원에서라도 해외 수수료 수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들 증권사는 이벤트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고자 힘쓰고 있다. 3사의 미국주식 매매 수수료율이 0.25%로 일치하는 만큼, 다른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경쟁에 나섰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타사의 해외주식을 회사 계좌로 옮기면 최대 400만원 혜택을 약속했다. 온라인 거래수수료도 기존(0.25%) 대비 대폭 낮춘 0.07%를 적용했다. 삼성증권은 이달 말까지 신청만 하면 향후 3개월간 미국주식 거래수수료 0원 혜택을 제공 중이다. 키움증권도 신규 및 휴면 고객 대상으로 신청 시 3개월 동안 거래수수료를 면제시켜 준다.
연내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가 지속되고 있고 인공지능(AI) 관련 테크주들의 모멘텀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업계에선 증권사들의 이 같은 영업 행위가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에도 서학개미 증가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기업 밸류업을 추진하면서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여전히 해외주식에 관심이 더 큰 것 같다"며 "결국 미국 증시가 향후에도 우상향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고, 증권사들도 이 같은 분위기에 맞춰 수익 확대를 위해 서학개미 모객 활동을 이어갈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