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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떡두꺼비’ 될까… 엑손모빌 손 잡은 SK온, 영구채 발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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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4. 06. 26. 15:57

운영자금 목적 5000억 영구채 발행
미국 엑손모빌과 리튬 공급 MOU
(사진) SK온-엑손모빌 리튬 공급 협력 MOU
박종진 SK온 전략구매담당 부사장(오른쪽)과 댄 홀튼 엑손모빌 저탄소솔루션 사업 부사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리튬·배터리 원소재 콘퍼런스 '패스트마켓 콘퍼런스' 현장에서 리튬 공급 양해각서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K온
'SK온 살리기'가 그룹 전사 차원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SK온 역시 자체 경쟁력을 끌어 올리며 가치 쌓기가 한창이다. 원료·소재까지 특정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요건에 맞추기 위해 미국 굴지의 에너지·자원기업 '엑손모빌'과 손 잡았고 10개 분기 연속 적자 속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30년만기 첫 신종자본증권(영구채)까지 발행했다. 당장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는 공장 건설은 SK그룹이 전방위 지원에 나선 상황, SK온 스스로 톱티어급 사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중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26일 SK온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리튬·배터리 원소재 콘퍼런스인 '패스트마켓 콘퍼런스'에서 미국 최대 석유기업 엑손모빌과 리튬 공급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MOU를 통해 SK온은 엑손모빌이 아칸소 주 리튬염호에서 직접리튬추출 기술을 사용해 생산한 리튬을 최대 10만톤 공급받을 수 있다. 구체적인 공급 시기와 물량은 본 계약 체결 후 확정된다.

SK온은 올해 2월 미국 웨스트워터와 천연 흑연 공급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2022년 11월에는 칠레 SQM과 리튬 공급 구매 계약을 진행했다. 2019년 12월 스위스 글렌코어와도 코발트 구매 계약을 맺었다.

이는 IRA 법안 대응 차원이다. IRA는 북미산 전기차 가운데 북미에서 제조·조립된 배터리 부품의 비율과 북미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된 핵심 광물의 사용 비율에 따라 차등해 세액을 공제해 준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세액공제 규모는 최대 7500달러다. 까다로운 요건을 맞춰낸다면 미국서 전기차를 판매하려는 완성차업체들의 러브콜을 기대할 수 있다.
박종진 SK온 전략구매담당 부사장은 "핵심 시장인 북미 지역 소비자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IRA 요건을 충족하는 핵심광물 확보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운영자금도 스스로 마련 중이다. 5000억원 규모 영구채를 27일 발행한다. SK온이 영구채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율은 6.424%로, 한국투자증권·KB증권·SK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 등이 참여해 물량을 인수한다. 회사 측이 밝힌 조달 자금의 사용 목적은 운영자금이다. 영구채는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30년물로 긴 채권으로, 매년 일정한 이자나 배당을 주는 자본성증권을 의미한다. 영구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돼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1분기 기준 SK온의 유동자산은 8조599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3% 감소했으며, 이 중 현금성 자산 역시 3조3216억원으로 3.9% 감소했다. 그러나 예정된 대형 투자만 해도 10조원대다. SK온은 국내외 공장 투자에만 2011년부터 투자를 진행해 총 38조원 이상의 투자를 앞두고 있는데, 아직도 15조원 이상의 투자가 남은 상태다. 이 외에도 연구개발 및 기술 투자가 대규모로 이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는 침체기를 뜻하는 일명 '캐즘'을 지나고 있지만 장기적인 시각으로 전기차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가정 아래 혹한기에도 자본 유입이 필수다.

최근 그룹 리밸런싱의 일환으로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에 대해 SK E&S와의 합병안이 거론된 이유도 E&S가 3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등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수소 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어 시너지를 고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룹 차원에서도 이차전지는 인공지능(AI), 반도체와 함께 차세대 먹거리로 꼽혀 이번 리밸런싱 작업에서 관련 기업에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한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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