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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협, 이젠 집단파업 끝내고 의료개혁 동참하길

[사설] 의협, 이젠 집단파업 끝내고 의료개혁 동참하길

기사승인 2024. 06. 2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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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 집행부가 의대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며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선언했으나 회원동의를 받지 않은 결정이라는 강한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 여기에다 서울대병원 교수들도 지난 21일 무기한 휴진을 닷새 만에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환자들의 거친 분노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분노를 사면서 공급자들이 성공하는 경우는 없다. 의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환자를 볼모로 삼는 '집단휴진'이란 최후의 카드도 벌써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의협도 이제는 4개월 이상 끌어온 의료 갈등의 골을 더 깊게 만들기보다는 의료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방안을 가지고 의료개혁에 동참하기 바란다.

사실 임현택 의협 회장이 지난 18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서 "27일부터 무기한 휴업" 돌입을 선언했지만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이 임 회장의 선언 당시에 집단휴진 방침을 처음 들었다고 반발했고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도 임 회장의 일방적 발표에 유감을 표시했다.

전공의는 물론 의대생들도 의협 주도로 22일 출범한 범의료계 협의체 '올특위'(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에 불참하기로 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단일 목소리를 모아 내년 의대증원 규모 등을 정부와 협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출발부터 반쪽이어서 의료계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73.6%의 찬성으로 집단휴진 중단을 선언하고 24일부터 정상진료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미 집단휴진을 결정했거나 논의 중인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다른 대학병원도 휴진을 철회할지 주목된다.

일부 교수들은 '서울대 의대 교수들 휴진 중단'에도 휴진을 계속할 뜻을 내비치고 있지만, 시장에서 소비자를 이기는 공급자는 없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이 다음 달 4일 종로 보신각 앞에서 1000여 명의 환자들이 모여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한다.

의협 등 의사단체들은 집단파업을 지속함으로써 환자들의 분노를 더 이상 키우지 말고 즉각 환자들 곁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환자들 곁에 있으면서 의료서비스 분야에 쌓인 불합리한 문제들을 푸는 일에 정부와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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