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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역대 최대 40조원 돌파…카드빚 돌려막기에 건전성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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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4. 06. 23. 18:41

서민들이 '급전창구'로 활용하는 카드사의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잔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40조원을 넘어섰다.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카드사에서 돈을 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카드사에서 돈을 빌린 뒤 갚지 못한 차주가 다시 카드사에서 대출을 받는 대환대출 규모도 증가하면서 건전성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0조5186억원으로 전월(39조9644억원)보다 5542억원 늘었다. 지난 4월에 이어 5월에도 역대 최대 수준을 갈아치웠다.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6753억원으로 전월(6조5606억원)보다 1148억원가량 늘어났다.

이처럼 카드사 대출이 늘어나는 건 고금리·고물가로 서민 경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카드사 대출은 은행 대출과 달리 간편하게 돈을 빌릴 수 있어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주로 이용한다. 최근 저축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향후 연체율 상승 등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 등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저신용자가 주로 카드사 대출을 이용하는데다, 급전이 필요한 다중채무자들의 이용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는 은행 대출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다. 실제 9개 카드사가 지난달 중 취급한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3.40~14.97%, 현금서비스의 평균 금리는 연 17.35~18.71% 수준이었다. 이자 부담이 큰 만큼 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다.

카드론을 갚지 못하자 '돌려막기'하는 대환대출도 늘었다.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5월 말 기준 1조9106억원으로 전월(1조8353억원)보다 752억원가량 증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등 타 업권 대출 축소로 인해 업계 전반적으로 카드론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취약차주가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떨어지면 연체율이 올라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지난 1분기 기준 일부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2%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나카드(2.3%), 우리카드(2.28%), KB국민카드(2.14%) 등 카드사들은 연체율이 2%를 웃돌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현재 연체율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면서도 건전성 관리에 주력할 계획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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