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굳게 닫힌 암센터 진료실… “불안해 교수님 연락했지만 답 없어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618010008984

글자크기

닫기

설소영 기자 | 반영윤 기자

승인 : 2024. 06. 17. 17:54

무기한 휴진 첫날 서울대병원 가보니
"정확한 상황 모르니 지켜만보고 있어"
텅빈 대기실, 휴진 안내문만 덩그러니
병원측 "응급실·중환자실 정상 운영"
'집단 휴진' 의협 오늘 총궐기대회
르포 1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접수창구에 17일 일부 환자와 보호자들이 접수를 하고 있다. /반영윤 기자
"어제 뉴스를 보고 불안해서 교수님한테 연락했는데, 현재까지 답장이 없어 어떤 상황인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전공의 사태 해결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로비에서 만난 김모씨(66)는 연신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김씨는 "지난해 간암 2기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은 뒤 현재는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며 "암 판정 받았을 때 청천벽력처럼 가슴이 무너졌는데, 이젠 '무기한 휴진'이라니 이게 말이 되는 건가? "당장 검사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 위암센터와 폐암센터 대기실에는 불이 꺼진 채, 대기하는 환자 한 명 없이 텅 비어있었다. 갑상선센터도 문을 닫았다. 오로지 '휴진 기간에도 응급·중증환자와 우리 병원 진료가 꼭 필요한 희귀·난치질환 환자분들 진료는 유지할 것입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fk는 안내문만 덩그러니 붙어 있을 뿐이었다.
장기화된 의료대란에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휴진을 결의하면서 환자들은 고통을 호소한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급하지 않은 수술들만 연기했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환자들은 의사들의 말을 믿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시어머니 항암 치료를 위해 매주 병원을 방문해 온 박모씨(44·여)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박씨는 "신규 진료를 보는 것이 아니어서 직접적인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주변에서 예약 진료가 늦춰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오늘 병원에 온 사람들이 적어 일부 선택받은 사람만 병원에 온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환자 단체들은 의대 교수들의 '무기한 휴진'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는 "굳이 이렇게까지 모든 대형 병원들이 나서서 휴진해야 할 이유가 없다. 전공의 사직서도 힘들었는데"라며 "이젠 환자들이 개별적으로 피해 사례를 가지고 도와달라고 하면 우리는 적극적으로 의료법 위반으로 고소나 고발 등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서울대병원 측은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은 평소와 다름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 역시 휴진 기간에도 중증·응급·희귀질환 등 필요한 진료를 유지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주최 휴진 관련 집회에서 "이번 주 동안의 외래와 수술 일정이 조정되긴 했지만, 서울대병원은 열려 있고 교수들은 근무 중"이라며 "응급환자는 병원에 오시면 진료를 받으실 수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휴진에 참여하는 교수들에게도 필요한 진료는 유지해 달라고 당부한 상태라고 했다.

한편 의협은 18일 집단 휴진에 나선다. 의협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대로에서 '정부가 죽인 한국의료, 의사들이 살려낸다'는 주제로 총궐기대회를 연다. '빅5' 병원 중 나머지인 연세대, 가톨릭대, 성균관대, 울산대 의대 교수도 일제히 휴진에 들어간다. 
설소영 기자
반영윤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