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수술 후 피주머니 고정은 의료행위...의사가 해야”

"최초 고정 아닌 再고정…진료보조행위" 주장
法 "새로운 침습적 행위…비대면 지시 안돼"

대법원 전경/박성일 기자

수술 후 환자에게 부착하는 배액관(피주머니)을 고정하는 작업은 의료행위로 원칙상 의사가 직접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사 A·B씨와 간호조무사 C씨에 벌금 300~7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서울 강남구 병원급 의료기관 대표원장, B씨는 해당 병원의 신경외과 전문의로 두 사람은 2019년 6월경 척수수술을 마친 환자의 피주머니관 고정작업을 C씨에게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B씨는 재판 과정에서 C씨가 피주머니관을 최초로 고정한 것이 아닌 위치 등을 일부 수정한 '재(再)고정 작업'을 한 것으로 의료행위가 아닌 진료보조행위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C씨 행위를 재고정 작업으로 보더라도 "간호조무사가 할 수 있는 진료보조행위의 범위를 넘는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배액관 조정 작업은 신체에 바늘을 통과해 매듭을 짓는 작업으로 의사가 직접 하거나 적어도 옆에서 환자의 상태나 시술 상황을 살펴가며 지시 내지 조절해야 한다"며 "B씨는 C씨에게 구내전화를 이용해 보고하고 지시했을 뿐으로 대면진료에 의한 의학적 판단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피고인들은 법리오해를 이유로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각각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 역시 "피부 특성상 한번 바늘이 통과한 위치와 동일하게 다시 바늘을 통과시킨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새로운 침습적 행위가 된다"며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역시 "의료법위반죄에서의 간호조무사의 진료보조행위,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상고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