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22대 국회의원 워크숍서 당권 주자들도 언급
박상수 인천 서구갑 조직위원장 등 원외 인사들 찬성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여러번 강조했던 지구당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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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위원장은 30일 페이스북에 "'차떼기'가 만연했던 20년 전에는 지구당 폐지가 '정치개혁'이었다"며 "지금은 기득권의 벽을깨고 정치신인과 청년들에게 현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고 생각한다"고 남겼다. 전날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구당 부활은 정치개혁이 아니다"라고 비판한 데 대한 반박으로도 풀이된다.
한 전 위원장은 지구당 부활에 대해 "정치영역에서의 격차해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격차해소는 한 전 위원장이 정치 입문 후 강조했던 사회, 경제, 교육, 교통 등을 아우르는 핵심 키워드다.
지구당 부활이 정치영역에서의 격차해소인 이유는 현역 의원과 원외 인사 간 격차를 좁힐 수 있어서다. 과거 정당은 '중앙당-시도당-지구당' 구조로, 전국 254개 지역구에 각 정당의 지구당 사무실이 운영됐다. 하지만 전국 사무실을 운영하는 만큼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이 컸고, 2002년 '차떼기 대선 자금' 사건으로 비리의 온상이라는 이미지까지 덧씌워졌다. 지구당은 이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력한 정치개혁 드라이브 속에 2004년 한국 정당 역사에서 사라진 상태다.
하지만 대안 없이 지구당이 없어지면서 현역 의원과 원외 정치인 간 지역 정치 활동 범위 격차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과거 지구당과 달리 법적 지위가 없는 당원협의회는 사무실을 내거나, 유급 직원을 둘 수 없지만 현역 의원은 '국회의원 사무실'을 둘 수 있어서다. 또 현역 의원은 1년에 1억5000만원까지 후원금을 걷을 수 있지만, 원외 당협위원장은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여야를 막론하고 원외 인사들은 지구당 부활을 주장해왔다.
국민의힘도 정당의 풀뿌리 조직에 해당하는 지구당 부활을 검토하고 있다. 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구당 부활에 대해 비상대책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한차례 짧게 논의된 바 있고, (황우여) 비대위원장께서 그 내용을 검토하라고 말씀하셨다"며 "검토 결과가 나오면 원내에서 구체적 논의를 이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지구당 부활이 정치개혁 흐름에 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는 질문에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정치 신인들이 열정을 갖고 계속 정치를 하는 데 (지구당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제기된 의견인 만큼 여러 사정을 검토하고 원내에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차기 당권 주자 후보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2대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과 중원에서 정치적 활동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어줘야 될 것 아닌가?"라며 '지구당 부활'을 포함한 정치개혁 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원외 인사는) 문자도 제대로 보낼 수 없고, 당협 사무실도 만들 수가 없다"며 "한마디로 정치 신인들의 진입 장벽을 계속 높게 쌓는 게 현재의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도 "지난해 지방의원들이 사무실을 열어 기부금을 받는 형식으로 운영이 돼 왔다. 다만 당협위원장 내지는 민당 같은 경우 사정상 사무실조차 열 수 없기 때문에 문제점이 대두된 게 아니냐"며 "이런 부분은 당 내에서 사무실을 내고 후원금을 받을 수 있게 제도를 마련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외 조직위원장들도 지구당 부활 관련 입장문을 내고 "적극 지지한다. 여야가 합심해 즉각 입법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깨끗한 정치, 투명한 정치, 돈 덜 쓰는 정치'는 가능하지만 아예 '돈을 안 쓰는 정치'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며 "지구당과 지구당 후원회 폐지가 '뜻은 있으나 돈은 없는' 정치지망생들을 빚 투성이로 만들고, 그 결과 불법자금 수수의 유혹으로 몰아넣는 의도하지 않은 풍선효과를 낳았다는 것을 이제라도 인지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