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여진 지속… 5월 서울 빌라 경매 건수 ‘역대급’

이달 1~27일 진행된 겸매 물건 1149건
2006년 1월 이후 최다
HUG 대항력 포기물건 증가로 낙찰률 상승

서울 빌라 경매 건수가 2006년 1월 이후 가장 많았다. /연합뉴스

빌라 경매 물건이 크게 늘고 있다. 이달 서울에서 진행한 빌리 경매 건수는 2006년 1월 이후 가장 많았다. 전세사기 여파가 이어진 탓이다.

28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서울 빌라 경매건수는 1149건으로 집계됐다. 이달 말까지 진행 예정인 빌라 경매 건수를 합하면 총 1494건이다. 지난달(1456건)보다 38건 많다. 이는 2006년 1월(1600건)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달 서울 빌라 경매 건수도 2006년 5월(1475건) 이후 가장 많았는데 한 달만에 기록이 깨졌다.

서울의 빌라 경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평균 600∼800건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1월 1290건, 2월 1182건, 3월 1048건, 4월 1456건 등으로 올해 들어 계속 1000건을 웃돌고 있다.

2022년부터 사회 문제로 떠오른 전세사기 관련 물건이 나오고 있는데다 빌라 기피 현상이 겹쳐 경매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1∼27일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20%로 전달(15%)보다 높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대항력을 포기한 빌라 경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HUG는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에게 집주인 대신 보증금을 내어준 뒤 채권 회수를 위해 강제경매를 신청한다. 하지만 유찰이 잦아지고 채권 회수 가능성이 낮아지자 대항력을 포기하고 있다. .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당분간 경매 건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며 "HUG가 대항력 포기로 낙찰률은 좀 더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