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통합 재건축 추진 경쟁 치열
치솟은 공사비·주택경기 침체 변수
"사업 진척도 따라 양극화 가능성도"
다만 선도지구로 지정되더라도 공사비 인상 등으로 인해 사업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지역·단지별로 실제 사업 속도에 적지 않은 차이가 발생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대규모 정비사업이 한꺼번에 진행될 예정이어서 이주 단지 마련 등 전세시장 안정 대책에도 관심이 모인다. 일대 주택 공급량에 따라 지역별 이주 단지 규모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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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동의율이 높고 단지 규모가 클수록 선도지구 지정 가능성이 높아지다 보니, 각 지역에선 인접 단지끼리 통합 재건축을 시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선도지구 지정 규모가 가장 큰 분당신도시에선 다수의 통합단지가 선도지구 선정을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단지별로 △까치마을·주공 5단지 △서현 시범단지(한신·한양·우성·현대) △이매 풍림·선경·효성 △한솔마을 1·2·3단지 △정자일로(임광보성·한라3·화인유천·계룡·서광영남) △양지마을(한양1·2단지 및 금호1·3단지, 청구2단지) 등이다.
일산신도시에선 △강촌마을 1·2단지 및 백마마을 1·2단지 △문촌 1·2단지 △후곡 7·8단지 △후곡마을 3·4·10·15단지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밖에 산본(산본6구역 을지·세종)·중동(금강마을1·2단지, 은하마을)·평촌(공작성일·럭키, 꿈마을 민백블럭, 목련마을 6·7단지) 등에서도 선도지구 지정을 노리는 단지가 적지 않다.
올해 선도지구로 선정된 단지는 곧바로 특별정비계획 수립 절차에 돌입한다. 내년 특별정비구역 지정, 2026년 시행계획 및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을 거쳐 2027년 착공 및 2030년 첫 입주가 목표다.
다만 고물가 기조 장기화 여파로 공사비가 크게 치솟으면서 주택 경기가 침체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주민 동의율이나 사업성에 따라 지역·단지별 사업 속도에 차이가 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기 신도시 초기 입주민 가운데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한 분들이 적지 않아 경제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며 "자금력이 원활한 정비사업 추진을 좌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이나 단지별로 사업 진척도에서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세시장 불안을 차단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다만 이주 단지 규모 역시 지역별로 다를 수밖에 없다.
일산과 중동신도시가 속한 고양시와 부천시의 경우 창릉지구와 대장지구 등 3기 신도시와 원도심 개발사업이 다수 이뤄지고 있어 이주 인구 수용력을 충분히 갖췄다는 게 이들 지자체 판단이다. 반면 분당과 평촌신도시가 속한 성남·안양시는 다른 1기 신도시 지자체와 비교해 주택 공급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신상진 성남시장과 최대호 안양시장은 국토부와 LH에 국가 유휴부지 및 개발제한구역 내 가용부지를 활용한 이주 단지 조성 대책을 수립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