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지휘관과 부하 대면, 큰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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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는 21일 오전 김 사령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오후에는 박 전 수사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공수처는 이날 이른바 'VIP 격노설'을 두고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는 양측에 대한 대질 조사를 시도했지만, 김 사령관 측이 "해병대가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서 해병대를 책임지고 있는 최고 지휘관과 부하가 대면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해병대에 더 큰 상처"라며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이를 거부했다.
박 전 수사단장은 김 사령관이 '채상병 사건' 관련 조사 기록 이첩을 지시하며 "대통령실에서 VIP 주재 회의 간 1사단 수사 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대통령이 격노하면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 사령관은 박 전 단장이 항명죄를 벗어나기 위해 이야기를 지어낸 것이라며 외압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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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법조계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지난 2월 1일 중앙군사법원에서 열린 박 전 단장의 항명 혐의 재판 후 이날 110일 만에 얼굴을 마주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공수처 관계자는 "대질 조사를 염두하지만 안 할 수도 있다"며 "박 전 수사단장 소환 조사는 별도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동운 신임 공수처장이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임명안 재가에 따라 정식 임기를 시작하며 이번 사건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 처장은 지난 17일 인사청문회 당시 "외부 압력을 막아 공수처 검사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