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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방콕포스트는 태국이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5일에 거쳐 '사랑의 축하'란 주제로 성소수자들의 권리 증진을 위한 프라이드 행사를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것이 "정부와 민간이 함께 성소수자들의 권리 증진을 위해 열리는 프라이드 행사를 주최해 아시아의 '무지개' 수도로 거듭나기 위한 태국의 준비를 보여주는 것"이라 전했다.
방콕 프라이드 퍼레이드의 창립자인 앤 추마폰은 "올해 5일간 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2025년 인터 프라이드 컨퍼런스·2030년 월드 프라이드 퍼레이드와 같은 더 큰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태국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행사는 동남아시아에서 최초로 동성결혼을 합법화 하려는 태국의 노력을 기념하는 동시에, 성소수자(LGBTQ+)와 소외된 개인·커뮤니티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 밝혔다.
주죄측에 따르면 지난해 프라이드 퍼레이드에는 10만 명이 참석했다. 올해는 동성결혼 합법화가 유력해지는 만큼 최소 20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태국은 지난 3월 하원에서 동성결혼 합법화를 골자로 하는 '결혼평등법' 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고, 올 하반기 상원과 왕실의 승인도 무난히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프라이드 퍼레이드에는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도 참석을 확정했다. 동남아시아에서 성소수자의 권리와 다양성에 가장 포용적인 곳으로 꼽히는 태국은 정부 차원에서도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지지와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씀싹 퐁카닛 태국 관광체육부 장관은 최근 한 세미나에서 "성소수자 인권은 법과 규정을 개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공자원과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이 같은 견해를 드러냈다.
씀싹 장관은 "프라이드 축제는 올해 관광 관련 수입 3조 5000억바트(131조 9500억원) 창출이란 정부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공정하고 포용적이며 진보적 국가로서의 태국의 국제적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그는 "태국 정부는 성소수자를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니라 삶의 모든 측면에서, 태국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중요한 힘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프라이드 퍼레이드엔 태국 교육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계획이다.
태국관광청(TAT)에 따르면 태국을 찾는 성소수자 여행객들은 태국의 관광 수입에 크게 기여한다. 이들은 일반 여행객들보다 40배 더 많은 지출을 한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태국은 방콕은 물론 치앙마이와 코사무이 등 전국 30여 개 도시에서 프라이드 행사를 개최한다. 타파니 키앗파이분 관광청장은 "우리는 성소수자 커뮤니티 지지자 중 하나가 되고 싶다"며 이들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라이드 먼스'인 6월에는 한달 간 미국·캐나다·브라질·태국 등 세계 곳곳에서 성소수자의 권리와 인권을 위한 프라이드 퍼레이드가 열린다. 이는 1969년 6월 미국 뉴욕의 스톤월 주점에서 성소수자들이 경찰의 단속과 체포에 맞서 '스톤월 항쟁'을 벌이는 것을 기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