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줄이고 식이섬유 늘리고 운동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마른 비만은 체지방 비율이 높고 근육량은 적은 상태다. 체질량지수(BMI)는 정상 범위여도 인슐린 저항성, 높은 콜레스테롤, 고혈압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마른 체형임에도 남성은 체지방률이 25% 이상, 여성은 30% 이상이면 마른 비만으로 진단한다. 지방 보다 근육량이 현저히 적어 주로 복부에 지방이 몰리는데, 옷으로 가리면 날씬해 보일 수 있다.
우리나라 젊은 여성의 마른 비만 비율은 세계적 수준이다. 인바디가 최근 공개한 '2024 인바디 리포트(2018~2022)'에 따르면 전 세계 20대 여성 체성분 데이터 218만 7224개를 분석한 결과, 한국 20대 여성의 마른 비만 비율은 15.8%로,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손보드리 365mc 영등포점 대표원장은 "마른 비만은 반복적인 다이어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며 "마른 체형을 지향하는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가 마른 비만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마른 체형 선호자들은 필요 열량보다 섭취량을 대폭 줄이는 경향을 보인다. 손 대표원장은 "기초대사량보다 낮은 저칼로리 식사를 이용한 다이어트는 체중이 감소하는 과정에서 체지방보다 근육을 먼저 분해해 에너지로 사용한다"며 "저칼로리 다어어트가 반복되면 근육량은 줄고, 신체 기초대사량은 낮아져 살이 잘 찌는 체질로 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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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비만이 건강 악화의 주범으로 부상한 것은 '내장지방'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부터다. 마른 비만의 경우 허벅지, 팔뚝, 얼굴 등은 야위어도 복부에만 지방이 몰리는 양상을 보이는 데 이 자체가 위험신호다. 손 대표원장은 "내장지방은 염증 물질을 분비하다 보니 복부비만이 심한 마른 비만일수록 일반 비만 못잖게 건강 문제를 겪을 우려가 높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과대학원 에바 첸 교수팀은 비만인 사람도 비만인 사람과 같은 질병을 앓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손 대표원장은 "마른 비만인 사람 대부분은 내장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된 내장지방형이므로 혈중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각종 대사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며 "외관상으로는 말랐기 때문에 스스로 건강을 맹신하다가 화를 키울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른 비만 극복을 위해서는 식단 개선이 시작이다. 한국인의 전형적인 탄수화물 위주 식단은 혈당과 중성지방 섭취를 늘려 심혈관질환과 대사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흰쌀밥, 빵, 밀가루 등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고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전곡류, 채소, 해조류 섭취를 늘리면 내장 지방 축적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단백질이 풍부한 콩, 닭가슴살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일과 채소류는 인슐린 분비를 억제해 복부에 피하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는 효과를 나타낸다.
단기간에 개선 효과를 보고 싶다면 지방흡입 등 비만 치료의 도움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내장지방이 심한 마른 비만이라면 지방흡입만으로 해결이 어려워 운동과 식단 조절이 선행돼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내장지방이 심한 마른 비만이라면 식단 개선과 함께 유산소운동을 매일 30분 정도 가볍게 시행하면 좋다. 이는 내장지방을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손 대표원장은 "비만클리닉 등 의료기관을 찾아 의료진 및 전문 영양사의 도움을 통해 식단과 운동 관리에 나선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건강 관리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