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18번 홀 버디로 승리
28번 도전 만에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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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플리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발할라 골프클럽(파71·7609야드)에서 끝난 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제106회 PGA 챔피언십(총상금 185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63타가 된 쇼플리는 2위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 상금 330만 달러(약 45억원)를 챙겼다. 21언더파 우승은 역대 남자 골프 4대 메이저대회 사상 최다 언더파 신기록이다.
1라운드부터 끝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룬 쇼플리는 2022년 7월 스코틀랜드 오픈 이후 1년 10개월 만에 PGA 통산 8승째를 따냈다. 2021년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쇼플리는 준우승 징크스도 말끔히 털어냈다. 그는 2018년 디 오픈 챔피언십과 2019년 마스터스 토너먼트 공동 2위로 메이저대회 정상에 서지 못했다. 이번이 메이저대회 28번째 대회 만에 거둔 첫 승이다. PGA 기준으로는 최근 39경기 연속 무승을 끝냈다.
이날 승부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갈릴 만큼 치열했다. 먼저 경기를 끝낸 쪽은 디섐보였다. 디섐보는 18번 홀에서 약 3m 버디 퍼트를 집어넣고 쇼플리와 끝내 동타를 이룬 가운데 연장전에 대비한 연습 스윙을 하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쇼플리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남아있었다. 승기를 잡은 건 18번 홀 두 번째 샷이었다. 쇼플리는 티샷을 제대로 못 쳐 공이 페어웨이 벙커 쪽에 멈춰 섰다. 그래서 두 번째 샷은 양발을 모래 위에 넣고 쳐야 했다. 그런데 이 아이언 샷이 239야드를 날아가 그린 약 34야드 앞에서 떨어졌다. 세 번째 샷도 좋아 홀에 약 1.9m까지 붙었다. 이어 팽팽한 긴장감 속에 퍼팅한 공이 홀을 한 바퀴 돌더니 안쪽으로 쏙 들어갔다. 쇼플리는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고 갤러리들은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PGA 챔피언십에서 마지막 홀 버디로 우승자가 정해진 것은 2005년 필 미켈슨(미국) 이후 19년 만이다. 극적인 승부의 주인공이 된 쇼플리는 "우승한 지가 오래됐기 때문에 마지막 기회를 반드시 잡고 싶었다"며 "18번 홀 퍼트가 들어가는 순간 감정이 올라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브룩스 켑카(미국)에 이어 2년 연속 리브(LIV) 소속 선수 우승을 노렸던 디섐보는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압도적인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13언더파 271타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고 이혼 소송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12언더파 272타로 공동 12위에 만족했다.
한국 선수로는 김주형이 9언더파 275타로 가장 좋았다. 톱10을 바라봤던 김주형은 마지막 날 버디 4개와 보기 3개 등으로 1언더파를 더하는 데 그치며 공동 26위를 차지했다. 안병훈은 6언더파 278타 공동 43위, 김성현은 공동 63위(3언더파 281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