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申 외면하고 黃 바람막이로...‘졸속 축구협’ 들끓는 사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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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4. 04. 30. 10:59

신태용, 약팀 이끌고 강팀 상대로 '도장깨기'
러시아월드컵 후 물러난 후 재기 성공
쇄신책 못 내놓는 '정몽규호' 비난 봇물
(SP)QATAR-DOHA-FOOTBALL-AFC U23-KOREA VS INDONESIA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감독. / 신화·연합뉴스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새로운 마음으로 3위 결정전을 준비하겠다"

23세 이하(U-23)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신태용 감독은 2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에 0-2로 패한 후 이렇게 각오를 밝혔다. 올림픽 최종 예선을 겸하는 이번 대회에서 3위까지 2024 파리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쥔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시간으로 3일 오전 0시 30분 열리는 3·4위전에서 이라크에 이기면 올림픽 진출권을 확보한다. 패하게 되면 아프리카 예선 4위 팀인 기니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치러 파리행 여부를 가린다. 만약 인도네시아가 올림픽 본선에 가게 되면 68년 만이다.

신 감독은 비록 이날 패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상대적 약체인 인도네시아를 이끌고 강팀을 상대로 한 '도장 깨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에서 아시아권 강호 호주와 최근 기세가 좋은 요르단을 잡고 8강에 올랐다. 한국을 상대로 한 8강전 승리는 이번 대회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이날 우즈베키스탄과 4강전에서도 고전했지만 후반 15분 넣은 선제골이 비디오판독(VAR) 끝에 취소되는 등 상대의 급소를 찌르는 장면을 수차례 연출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에서 기본적으로 수비를 탄탄히 한 후 역습으로 상대 골문을 노리는 '언더독' 특유의 전략을 쓰고 있다. 그러나 한국을 상대로는 맞불을 놓으며 우세한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가 선전하자 국내에서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독일을 2-0으로 꺾었던 신 감독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 감독은 2017년 올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경질되면서 급하게 대표팀을 맡았다. 단 한 경기만 패해도 위험했던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두 경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본선 조별리그에서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과 일부 선수들의 결정적 실수로 조기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당시의 실패를 신 감독의 잘못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러시아 월드컵 직후 감독직에서 물러난 신 감독이 동남아에서 멋지게 재기한 것과 이번에 황선홍 감독이 올림픽 진출에 실패하며 감독 경력에 치명적 오점을 남긴 배경에는 대한축구협회의 성급한 결정이 있었다는 지적이 거세다.

신 감독은 일찌감치 세계축구의 흐름에 밝은 감독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2010년 최상의 전력이 아니었던 성남 일화를 이끌고 2010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뤄내는 등 '명장'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감독으로 통했다. 월드컵 진출이 위험해지자 이런 한국 축구의 자산을 임시방편으로 대표팀에 불러 1년 만에 '소진'해버렸다는 비판에서 대한축구협회는 자유롭지 않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고 올림픽 대표팀의 황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에 겸직시키는 졸속 대책을 내놨다. 결과적으로 올림픽 대표팀의 실패만 불러왔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6년 전과 비교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한국 축구의 또 하나의 자산인 황 감독은 재기를 위해선 고난의 시간을 견뎌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한국축구의 손해가 크다. 신 감독을 외면하고 황 감독을 '바람막이'로 쓴 후에도 확실한 쇄신 방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최종 책임자인 정몽규 회장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이유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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