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규제의 통상규제화 대응 필요성 제기
RE100 실현 가능성 떨어져
재생에너지 가격 저감 필요성
CFE 통해 물리적 탄소배출 저감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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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철금속 생산 세계 1위 고려아연에서 지속가능경영본부장이자 ESG 총괄을 맡고 있는 김기준 부사장이 재계 의견을 수렴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고민과 현실적 대안을 제시했다.
기후위기가 실현된 지금, 탄소감축 계획을 정부가 세웠다면 실행은 민간에 달렸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100%까지 올린다는 RE100이 글로벌 규제로 자리잡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탄소 에너지(Carbon Free Energy·CFE)를 적극 활용하면서 탄소 감축을 추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민간기업들로부터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치는 제조업은 에너지 소비가 큰데다, 수익 대부분인 수출에서 환경 규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어 탄소 배출 저감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탄소 다배출 업종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고려아연 또한 탄소감축 문제를 오래 고민해왔다. 고려아연은 연간 소비전력만 4000GWh에 달하는 에너지 다소비 기업이다.
기후 위기 대응과 환경 통상 규제 극복을 위한 기업 전략을 논의하는 '2024 리월드 포럼'이 24일 서울 종로구 HW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각계 전문가가 참석해 탄소중립 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관련 문제와 해결방안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포럼에서 기업을 대표해 토론에 참석한 김기준 고려아연 ESG총괄부사장은 "국내 신재생에너지 자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도 있는 만큼, 해외에서 조달하는 방안까지 고려해 탄소중립 실현에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김 부사장은 "CFE는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수단 중 하나로, 여러 방법이 있으면 다 활용하는게 좋다고 본다"며 "특히 수소 전환으로 RE100달성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탄소중립이라는 큰 틀에서 규제가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RE100은 사실 10년이 넘은 개념이기 때문에, 최근 출범한 CFE에 대한 개념이 확립되려면 기업에서도 협력해야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이러한 시각에 동의했다. 이상운 산업통상자원부 환경과장은 "RE100은 기후 위기를 해결할 하나의 수단으로 재생에너지만을 강조하고 있지만 CFE는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 수단을 이용하자는것"이라며 "물론 재생에너지 가격이 저렴한 미국, 중국이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가격이 비싼 나라에는 무역 장벽이 되곤 하기 때문에, 한국 주도로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일본 등도 이런 방식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 연구소 소장은 "CFE는 기술관점에서 당연히 재생에너지를 포함하는 것이지만, 현재 외국 기업들의 요구는 RE100에 맞춰져 있다"며 "국제적 기업이 이를 받아들이는 기준이 중요하다"며 인식 개선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수소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중요한 탄소감축 수단으로 떠오른 만큼 이를 활용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CFE등을 통해 저탄소가 입증된다면 이를 통한 기업들의 수혜도 동반될 수 있다. 고려아연의 경우 호주 제련소는 태양광 발전소를 함꼐 운영하면서 25%의 전력을 태양광으로 조달하고 있고, 신재생에너지 전문업체를 적극적으로 인수하는 등 탄소감축을 위해 노력하면서 글로벌 저탄소 인증을 받고 있다. 김 부사장은 "구체적 숫자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탄소 국경제도가 시행되고 전세계적으로 저탄소 철강제품을 사용하듯, 우리 제품도 저탄소 인증으로 탄소배출을 저감한다면 제품 측면에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이는 궁극적인 인센티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 또한 "세계 각국과 기업들이 산업정책과 환경정책, 통상정책을 연결하고 있어 빠르게 탄소중립에 대응한 기업들이 이익을 볼수밖에 없다고 본다"며 "수소에너지의 경우에도 준비가 된 나라에서는 통상 장벽이 될 수 있고, 때문에 준비가 되지 않은 기업들은 따라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