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우선 교통문화 확산이 중요"
"면허 취득때부터 교육을"
|
"아이고, 깜짝이야."
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 잠시 멈춰야 하는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 1년째인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 교차로 횡단보도에서 초록불로 바뀌자 시민들이 일제히 발걸음을 뗐다. 그러나 이들 앞을 승용차 한 대가 '쌩'하고 지나갔다.
다음 신호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운전자가 우회전하는 과정에서 속도만 잠시 줄일 뿐 사람이 건너오는 데도 차량을 멈추지 않았다. 일부 차량은 법에 따라 차량을 멈췄지만, 뒤에서 '빵빵' 거리는 경적 소리에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있음에도 우회전을 하는 등 '우회전시 일단 멈춤'은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경찰이 해마다 잇따르는 우회전 보행자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도로교통법을 개정하는 등 법규를 강화했지만 우회전 교통사고는 여전히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우회전 교통사고 현황은 2021년 1만7957건, 2022년 1만8018건, 2023년 1만8198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이후 단속이 시작된 4월부터 12월 까지 우회전 교통사고 건수는 1만412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4096건)보다 33건 증가했다. 그러나 사망자는 소폭 감소했다. 사망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84명으로 2022년 86명 보다 2명 줄었다.
교차로 안전을 위해 운전면허 시험에 '우회전 일단 멈춤'을 포함시켜 철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운전면허 취득 시 치러야 할 학과·기능·주행 시험 중 기능 시험 단계에서는 아직 우회전 시 일단 멈춤 해야 하는 채점 항목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기능 시험에 우회전 평가 항목 추가가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는 중"이라며 "현재 전국의 운전면허시험장 27곳과 운전 전문학원 350여 곳의 시설에 교차로 형태가 구현될 수 있는지, 늘어날 시험 시간에 대한 조정 등 전반적인 타당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월 개정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은 교차로 차량 신호등이 적색일 때 운전자는 우회전시 일시정지해야 한다. 우측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 신호와 관계없이 무조건 멈춘 후 우회전해야 한다. 우측 횡단보도 진입 시 일시정지 후 보행 신호가 녹색이어도 보행자가 없으면 우회전이 가능하다. 이를 위반할 경우 도로교통법에 따라 벌점 15점과 승합차 7만원, 승용차 6만원, 이륜차 4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