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 단교한 것에 대한 감사 표시 국교 회복 2개월 만에 국빈 방문 中 외교부는 상호신뢰 다질 것 입장
지난 1월 13일 실시된 총통 선거에서 '대만 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 당선인이 승리하자 바로 대만과 관계를 단절한 남태평양 섬나라 나우루의 데이비드 아데앙 대통령이 이달 말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이뤄지는 이번 방문은 중국과 재수교한지 2개월 만에 전격 확정된 것으로 나우루가 대만과 단교한 것에 대한 사의의 표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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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왕이(王毅) 중국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과 리오넬 아인기미 나우루 외교부장관이 양국의 외교관계 회복을 위한 공동성명을 교환하고 있다. 나우루 대통령이 3월 말 방중할 예정으로 있다./신화통신.
화춘잉(華春瑩영) 중국 외교부 대변인(부장조리·차관보)은 22일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시진핑 주석의 초청으로 데이비드 아데앙 나우루 대통령이 24∼29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일정이 이례적으로 길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환대를 받게 됐다고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중국이 건네는 경제 지원을 비롯한 선물 역시 듬뿍 받아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린젠(林劍) 외교부 대변인 역시 이날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은 올해 1월 중순 국교 회복 후 나우루 대통령의 첫 중국 국빈 방문"이라면서 "중국은 나우루와 함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정치적 상호신뢰를 공고히 할 용의가 있다. 영역별 교류와 협력을 확장하면서 인민 우의를 깊게 해 양국 관계가 부단히 전진·발전하게 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인구 1만2000여 명 규모의 미니 국가인 나우루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수교국 13곳 중 하나였다. 그러나 라이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틀 뒤인 1월 15일 전격적으로 대만과 단교를 선언했다. 대만은 이를 두고 중국이 경제 지원을 대가로 단교를 유도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현재 양국은 빠르게 관계를 증진시키고 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과 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등의 관영 매체들이 수교 회복 후 나우루에 지국을 개설하면서 관심을 대거 기울이는 사실만 봐도 좋다. 여기에 국영 시중 은행인 중국은행도 나우루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나우루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지원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