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원 안쪽으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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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당시 인원 제한으로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했던 '직계가족 웨딩'이 엔데믹 이후에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고물가에 예식비용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이른바 웨딩플레이션으로 인한 부담을 덜고, 주택자금에 보태려는 커플이 늘면서다.
5일 최근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결혼하지 않은 이유로 20대의 32.7%, 30대의 33.7%, 40대의 23.8%가 '혼수비용·주거 마련 등 결혼자금이 부족해서'를 꼽았다. 결혼자금 부족이 혼인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MZ세대의 결혼 방식도 다양화되고 있다. 웨딩업체에 맡겨 치르는 이른바 '공장형 웨딩' 식대가 기본 5만원을 넘어서면서 총 비용이 많게는 3000만원대에 이르는데다 먼 인척들까지 부르는 게 부담스럽다는 커플들이 많아지면서다. 웨딩업체 측에서도 최근 이 같은 결혼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최근 직계가족 웨딩을 마쳤다는 이씨(31·여)는 "호텔에서 양가 식구들끼리 식사하는 자리에서 언약식을 가지며 혼인을 했는데 만족스러웠다"며 "오랜만에 모여 편하게 담소를 나누고 결혼을 계기로 가족애가 더 돈독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렴한 뷔페보다 가족들에게 좋은 음식을 대접하는 의미도 컸다"고 덧붙였다.
반면 직계가족 웨딩의 어려움으로는 양가 어른들의 입장이 꼽혔다. 내년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박씨(32·여)는 "양가 어른들이 그간 낸 축의금 회수 문제가 제일 마음에 걸린다"면서도 "손님들에게 최대한 대접해주려면 너무 많은 비용이 들고 정말 돈만 원해서 저렴하게 치르려면 미안해 고민이 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공공예식장 정책이 이 같은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아무래도 호텔에서 직계가족 위주로 하면 허례허식을 덜면서도 품위있는 결혼을 올릴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 공공예식장 정책이 늘고 있는데 낭만을 충족하지 못 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향후 질을 높이면 커플들의 선택권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