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물류사업 통해 수익 다각화
대중교통 무제한 '기후동행카드'
시대적과제 기후위기 대응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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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럼에도 서울 지하철을 둘러싼 누적된 적자로 인한 재정난 악화는 당연하게 여겼던 '청결' '안전' 등을 하나씩 산산조각 내버릴 수 있다는 사실도 엄연한 현실이다.
재정난 극복 방안은 '화타'에 있다. 화타는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의 이름을 영문으로 직역한 '화이트 타이거(White Tiger)'의 줄임말이다. 백 사장은 서울시 교통정책관과 도시교통실장 등을 역임한 도시교통 분야 전문가로 정평이 자자하다.
백 사장은 19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100년 지하철로 도약하는 초석을 단단히 다지겠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교통 복지를 제공하기 위해 뿌리 깊게 박힌 가치관을 과감히 걷어내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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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사당 복합환승센터 부지 개발을 본격화한다. 사당역 복합환승센터 개발 사업은 공사가 보유한 서초구 방배동 505-3 등 48필지 1만7777㎡(약 5300평)에 환승버스정류장과 환승주차장 등 환승시설을 중심으로 상업·문화·숙박·오피스 등을 포함한 복합공간으로 개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부지는 서울~경기 남부를 연계하는 거점 지역임에도 단순 환승주차장 등으로 이용되며 10년간 방치됐다. 사당역 2·4호선의 일평균 승하차 인원은 15만명 이상, 그 일대는 76개의 버스 노선이 정차하는 등 매우 혼잡한 지역이다.
백 사장은 "복합환승센터가 완공되면 과천방면 회차 유턴버스 감소로 동작대교 교통 흐름이 개선되고 사당역 출구와 주변 도로의 혼잡도도 완화할 수 있다"며 "개발을 가로막고 있는 불합리한 규제 개선을 위해 서울시와 적극 협의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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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사장은 열악한 재정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역세권 복합개발과 서울형 도심지하물류사업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백 사장은 "서울시와 수도권의 택배 물동량이 전국의 70%를 차지하는 가운데 서울 택배 물동량의 1%를 지하 물류로 전환하면 연간 179억원의 사회경제적 편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서울 택배 물동량의 10%까지 지하 물류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도심역사에 생활 물류 편의 서비스를 확충하고 역사를 물류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 공사는 서울지하철 1~8호선 275개 역에 △물품보관함 338곳 △유인보관소 7곳 △무인보관소 24곳 등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공항 입국 관광객들이 짐 없이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캐리어 배송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내년부터는 역사·차량기지 공동물류센터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차량기지 공동물류센터, 도심역사 화물센터를 만들고 지하철(화물열차)을 이용해 화물을 운송한다는 구상이다.
백 사장은 "언제까지 요금인상과 무임수송 국비지원에만 기대고 있을 수만은 없다. 역사 내 유휴공간, 차량기지, 열차 등 공사가 가진 인프라를 활용한다면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며 "재정난 해결을 위해 외부의 지원을 구하는 데 앞서 우리가 가진 자산을 활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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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 사업과 관련해 백사장은 "시민의 삶을 깊이 파고든 참신한 정책"이라며 "지하철을 포함한 대중교통의 이용을 활성화해 시대적 과제인 기후위기 극복에 해법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선보인 무제한 대중교통 통합 정기권이다. 월 6만원대에 서울 지하철과 심야버스(올빼미버스)를 포함한 서울시 면허 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횟수 제한 없이 탈 수 있다. 19~34세 청년 할인 혜택도 적용한다. 청년 권종은 기본 가격대인 6만2000원, 6만5000원에서 약 12% 할인된 5만5000원(따릉이 미포함), 5만8000원이다. 19~34세 청년이면 누구나 거주지 관계없이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백 사장은 "지하철은 대표적인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며 "1km를 이동할 때 지하철의 탄소 배출량은 1.5g으로 승용차의 0.7%, 버스의 5%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백 사장은 이어 "공사에서도 기후동행카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시민의 불편사항을 두루 살피고 지원이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꼼꼼히 챙겨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