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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 최초 검사 탄핵, 첫 변론…“공소권 남용” vs “법과 원칙 따랐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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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연 기자

승인 : 2024. 02. 20. 16:50

청구인 측 "검찰청법·형법·국가공무원법 위반"
피청구인 측 "오히려 탄핵 소추 발의권 남용"
사상 첫 검사 탄핵 심판대에 선 안동완 검사
헌정사상 최초로 국회에서 탄핵 소추가 이뤄진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검사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첫 변론에 참석, 재판관들이 입장하자 기립해 있다. /연합뉴스
현직 검사로는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소추된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검사(53·사법연수원 32기)의 파면 여부를 가릴 탄핵심판 사건의 첫 변론기일이 20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지난해 9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지 약 5개월 만이다.

앞서 안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검사로 재직하던 2014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를 '보복 기소'했다는 의혹으로 탄핵이 소추됐다.

이날 변론기일의 쟁점은 안 검사의 기소가 위헌·위법했는지 여부와 헌법과 법률의 위반이 있다면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위법성이 있는지 여부였다.

청구인 측은 "안 검사는 검사의 독점적 권한인 공소권을 남용해 공소제기를 했고, 공소권 남용을 인정한 판결에 승복하지 않고 상고 행위에 가담했다"며 "안 검사의 직무집행은 '검사는 그 직무를 수행할 때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주어진 권한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구 검찰청법 4조, '직권을 남용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없는 일을 하게하거나 권리 행사를 방해하면 안 된다'는 형법 123조,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해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국가공무원법 56조를 위반함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청구인 측은 "(안 검사가) 고발 사건을 수사한 결과 유씨의 가담 방식, 이익 취득과 같은 이전의 기소유예 처분의 사유가 된 전제 사실과 배치되는 중요 사실들을 새롭게 확인했다"며 "단지 자신에게 배당된 고발사건을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했을 뿐, 소추 주장과 같이 검찰조직의 이익과 조직 차원의 복수를 위해 공소권을 남용한 사실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법 체계상 검사의 기소, 불기소 여부 판단은 준사법적 성격을 가지므로 검사의 공소제기 여부에 대한 결정을 탄핵사유로 삼는 것은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하고, 만일 탄핵된다면 검사의 준사법적 지위가 유명무실화해질 것이고, 그로 인한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이 사건 탄핵소추가 헌법을 수호하는 등의 탄핵 소추의 본질을 벗어나서 오로지 정치적 목적으로 추진된 것이라는 점에서 (청구인 측이) 탄핵 소추 발의 권한을 남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도 있다"고 밝혔다.

직접 발언 기회를 얻은 안 검사는 "검사로서 형사절차 업무를 수행할 때 '실체적 진실, 적법 절차, 신속한 재판'이라는 3가지 원칙을 실행하는 것을 기본 자세로 해왔다"며 "사건을 배당받은 후 검토해 보니 이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건에서 허위진술로 진실이 왜곡된 걸 확인했고, 이에 이전 처분을 그대로 유지하는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적법 절차를 모두 준수했고, 피의자 출석 연기 또한 받아들여 변명의 기회 충분히 부여했다"며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했을 뿐인데, 준사법 기관인 검찰이 적법 절차를 준수하며 신속히 수사해 실체적 진실을 판단 받기 위한 목적으로 기소한 것을 심급 간 결론을 달리했다는 이유로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하면 과연 어떤 검사가 소신 있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파면 정도로 중대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청구인 측은 "안 검사의 헌법·법률 위반 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치는 해악이 심각하고,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이익은 큰 반면 파면함으로써 생기는 국가적 손실이나 업무 공백으로인한 혼란은 매우 적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청구인 측은 "사정 변경을 확인하고 기소한 것으로 파면 할 정도로 중대한 위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앞서 서울시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유씨는 국내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넘겨줬다는 혐의로 기소됐다가 국정원의 증거 조작 정황이 드러나면서 지난 2015년 무죄가 확정됐다. 이후 검찰은 과거 기소유예 처분했던 대북송금 등의 혐의로 유씨를 다시 재판에 넘겨 '보복 기소' 논란이 일었는데 안 검사는 당시 유씨가 기소된 사건의 담당 검사였다. 실제 2021년 대법원에서도 안 검사가 공소권을 남용했다는 판결이 확정된 바 있다.
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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