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수익성 반등 및 미래 성장동력 발굴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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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기임원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실적'이다. 나이나 연차에 관계없이 성과만 있다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는 그룹의 철학을 반영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실적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기본 원칙 아래 철저히 성과 중심으로 이뤄진 인사"라고 말했다.
그룹이 CJ제일제당 신임 대표로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를 내정하면서 강조한 것도 '실적'이다. 강 대표가 2021년 정기인사에서 CJ대한통운 대표로 부임한 후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4802억원)을 달성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반면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실적은 전체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결기준 잠정 매출은 30조 795억원에서 29조 235억원으로 3.5% 감소되며, 소위 매출 30조원 클럽에서 제외됐다.
수익성은 더 큰 폭으로 감소됐다.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이익은 1조 6647억원에서 1조 2916억원으로, 순이익은 8027억원에서 5595억원으로 줄었다. 전년 대비 감소율은 각각 22.4%, 30.2%다. 자회사 CJ대한통운을 제외하면 영업이익 감소율은 35.4%에 이른다.
증권업계가 예측한 컨센서스(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의 실적을 냈지만, CJ그룹은 변화를 선택했다. 강 대표가 1988년 그룹 공채로 입사 후 CJ프레시웨이 대표,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2018~2019년), CJ제일제당 대표(2020년)를 지내며 실적과 함께 전문성을 증명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CJ프레시웨이 대표를 맡아 수익성이 높은 급식 등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며 취임 1년 만에 영업이익을 세 배 이상 수직 상승했다. 2018년 식품사업부문 대표로 CJ제일제당에 복귀한 후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K푸드의 글로벌 확산을 이끌었다.
2018년 독일 냉동식품업체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하고, 슈완스컴퍼니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2019년 슈완스 인수한 후 미국 내 유통망을 확보해 K만두의 영향력을 확대해했으며, 2023년 기준 70여개 국가에서 판매하고 있다. 소비층의 해외 비중은 50%를 넘어선 상태다.
이 같은 실적으로 인해 강 대표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믿을맨'으로 통했다. 강 대표가 이번 인사에서 그룹 공채 출신으로 사상 첫 부회장 승진한 점도 이 회장의 믿음을 보여준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CJ그룹 관계자는 "강 대표 내정자에겐 수익성 반등과 함께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