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등 '빅5' 19일 사직서 제출 예정
정부, 집단사직서 수리금지…"선처·구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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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의료계에 따르면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을 비대위원장으로 한 대한의사협회(의협) 비대위는 오는 17일 첫 회의를 열어 의대 증원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택우 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의 발언 수위가 높다"며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날린 바 있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맏형 격인 의협의 결정은 의료계 전반의 대응 방향을 좌우할 분수령이 되므로 총파업 등 강경 드라이브를 결정할 경우, 의료계와 정부의 대치정국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전공의와 의대생들도 본격적인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보조를 맞추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전국 7개 병원에서 레지던트 66명, 인턴 88명 등 총 154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직서가 제출된 곳은 원광대병원(레지던트 7명), 가천대길병원(레지던트 17명·인턴 4명), 고대구로병원(레지던트 16명·인턴 3명), 부천성모병원(레지던트 13명·인턴 23명), 조선대병원(레지던트 7명), 경찰병원(레지던트 6명), 서울성모병원(인턴 58명) 등이다. 단, 현재까지 사직서가 수리된 병원은 없다고 복지부는 밝혔다.
소위 '빅5'로 불리는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의 전공의 전원도 오는 19일까지 사직서를 제출하고 그다음 날인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5'를 포함한 상급 종합병원은 중증 환자 진료를 담당한다. '빅5'만해도 의료진의 30~40%에 해당하는 전공의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사실상 정상 진료가 불가능해진다.
한편, 정부는 지난 15일까지만 해도 전면적 대규모 파업 가능성은 작다고 봤지만,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이미 각 수련병원에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의협 등 의사단체에는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을 내렸다. 또 비대면 진료 및 PA(진료 보조) 간호사 역할 확대' 등의 카드를 꺼내 들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복지부도 이날 221개 전체 수련병원 대상으로 집단 연가 사용을 불허하고 필수 의료 유지명령을 내렸다. 또 전공의들이 출근하지 않은 일부 병원에는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현장점검 결과, 진료를 거부한 전공의들에게는 개별적으로 업무개시를 명하고, 불응 시 그에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2020년과 같은 구제나 선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당시 복지부는 업무개시명령을 어기고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 등 10명을 고발했지만, 결국 이를 취하한 바 있다.
박 차관은 또 "대화의 문을 언제나 열려 있다"면서도 "불법적 집단행동에는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