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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EU 넘었지만… 남은 과제 만만찮다

대한항공, EU 넘었지만… 남은 과제 만만찮다

기사승인 2024. 02.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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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결합, 美 승인만 남아
장거리 경험 부족 티웨이 관건
7000억 몸값 화물사업 매각도
대한항공 글픽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에서 가장 큰 산, 유럽연합의 승인을 얻어내면서 세계 10위권의 초대형 항공사로의 도약을 앞뒀다. 다만 대한항공이 이행하기로 한 유럽 노선 이관,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이 이뤄져야 완료되는 조건부 승인이며,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가장 중요한 작업은 통합 이후에도 안정적인 운항과 운임이 유지될 것이라는 대고객 메시지다.

◇유럽 4개 노선 안정화 될까·7000억 추정 화물사업 주인도 찾아야
14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유럽 14개 노선에서 나오는 매출 비중은 전체의 16%다. 대한항공은 이중 관광과 비즈니스 수요가 높은 프랑크푸르트·로마·파리·바르셀로나 등 알짜 4개 노선을 티웨이 항공에 넘기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결합을 조건부 승인해 준 유럽 요구에 대한 대한항공의 고육지책이다.

티웨이항공으로서는 단번에 황금 노선을 운항하게 되는 효과를 누리지만 대한항공은 매출에 일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대한항공 측은 전체 노선 중 유럽, 그중에서도 일부인 데다 스페인은 항공 자유화 국가여서 다시 노선을 늘릴 여지가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단거리 중심으로 운항하던 티웨이항공이 단번에 장거리 노선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도 문제다. 당장 하반기부터 운항하게 되며 조업계약과 지점 개설, 노선 및 운임 인허가 절차도 거쳐야 한다. 유럽 지역은 날씨와 국제 정세 등 변수가 많아 운항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핵심이다. 대형 항공사들이 스카이팀, 스타얼라이언스 등 동맹체를 통해 협조를 구할 수 있음에 반해 티웨이는 속한 동맹체가 없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티웨이가 경험이 적은 장거리 노선인 만큼 일정 수준의 수요 확보를 위한 영업 정책을 구축하고, 무엇보다 정비 문제가 발생할 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는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유럽노선은 이관받을 항공사가 정해져 있지만 아시아나의 화물사업 매각은 차원이 다르다. 부피도 크고 부채도 만만치 않아 적절한 인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기준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곳은 제주항공이다. 지난 2022년 1월 화물기를 들여오는 등 화물 사업을 개시한 만큼 아시아나 화물 사업을 인수하면 빠른 시간 내 부피를 키울 수 있게 된다. 제주항공 외에도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이스타항공 등이 거론된다. 다만 인수 금액이 5000억~7000억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 항공사가 인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가장 문제다. 아시아나 화물은 약 1조원의 부채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를 제외하고 물류사를 운영하는 CJ그룹이나 물류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현대차그룹, 포스코, 한화그룹 등이 인수할 가능성을 점쳐왔다.

◇미국 승인도 안심할 수 없어… 대국민 설득도
이제 기업결합을 위한 국가 승인은 미국만 남았다. 전망은 갈린다. 특히 미국은 자국 내 LCC인 제트블루와 스피릿 항공의 인수합병을 불허한 전력이 있고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소송을 검토한다는 보도도 현지에서 나온 바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다.

미국의 승인을 얻어내도 남는 과제가 있다. 대형 항공사를 독점한 만큼 항공료 인상을 우려하는 국민을 납득시키는 일이다. 항공업계에서는 그간 대한항공의 경쟁자는 아시아나가 아니라 막강한 자본을 기반으로 국내에서 유럽 환승객을 빠르게 점유해가고 있는 중동항공사 등 외항사들이 경쟁자라는 목소리가 있어왔다. 이들과 비등한 경쟁구도를 만들려면 통합을 통해 몸집을 키우는 게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 운임은 국토교통부에서 승인해 주는 상한선이 있으며, 공정위원회에서도 기업결합 승인 시 운임 인상 제한 조치 등을 시행한 바 있어 소비자 편익을 제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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