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만에 상승세…투심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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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NH투자증권 등 코스피 상장 증권사 18사의 주가를 추종하는 증권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04% 오른 채로 마감했다. 앞서 해당 지수는 1월 시작부터 29일까지 마이너스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지난 30일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해 1.31%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증권주들이 부진했던 이유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영향으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와 보유자산 평가손실 때문이다. 이에 따른 증권사들의 4분기 실적 악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심이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래에셋·삼성증권 등은 4분기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각 회사의 주가도 올해 시작 3주 만에 15.7%, 8.4%씩 떨어졌다.
증권주들이 다시 반등하기 시작한 것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금융투자업계 주요 과제로 꼽히면서부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근본 해결에 목소리를 높이자, 금융당국을 비롯한 관련 협회 수장들이 줄이어 이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더구나 최근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PBR이 낮은 증권주들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통상 PBR이 1배 미만일 경우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하며, 자기자본 순 빅4 증권사들(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의 평균 PBR은 0.45배 수준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PBR·ROE 등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 비교공시,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 및 ETF 도입 등을 골자로 한다. 저평가 받는 기업들의 주가를 부양시키는 정책인 것이다.
증권주가 과거부터 저평가 종목으로 분류돼 왔던 만큼 정책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기대로 증권주들은 일괄 반등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30일에는 미래에셋·대신·신영·부국증권 등이 장중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증권사들의 추가적인 주주환원 행보도 기대된다.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각각 1050만주, 577만895주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표한데 이어 삼성증권도 35.8% 배당성향을 밝히면서 주주환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도 주주가치 제고를 지속 강조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향후 다른 증권사들의 주주환원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일련의 정책들이 증권 산업에서 호재일 수 있겠지만,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기 위해선 결국 산업 성장과 수익 제고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며 "증권주들이 최근 반등하는 것은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이고, 지속성을 가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기업들의 낮은 PBR이 오르려면 ROE가 올라야 한다는 점에서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들이 앞으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 두고 봐야 할 것이고, 실제 기업들의 행동까지 연결되지 못한다면 큰 의미를 지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