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화산업·전통시장 경쟁력 높일 것"
김길성 중구청장이 18일 서울 중구청에서 진행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
지난 18일 중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김 구청장은 "그간 낡은 도심을 첨단의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밑그림을 그렸다면, 올해는 주민들 속으로 들어가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들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명동을 한국판 '타임스스퀘어'로 조성하는 것도 이의 일환이다. 지난해 말 중구 명동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선정되며 '더 밝게 빛나는 명동'을 위해 화려한 도약을 예고했다.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에서는 광고물의 모양, 크기, 색깔 등에 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이에 따라 신곡을 발표하며 깜짝 콘서트를 여는 방탄소년단(BTS), 길 위에서 감상하는 세계적 예술가의 미디어아트, 연말연시 카운트다운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모습은 뉴욕이 아닌 명동 한복판에서 현실이 된다. 해외에서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영국 런던 피커딜리서커스 등이 대표적인 관광 명소가 됐다.
김 구청장은 중구를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 구청장은 "명동은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77%가 방문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명소이자 100년의 역사를 지닌 중심지다. 1㎦도 안 되는 작은 면적에 우리나라의 상업·문화·관광·금융 인프라가 집중되어 있다. 여기에 자유롭고 독창적인 디지털 옥외광고물을 더해 세계적인 도시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광고물 설치는 2033년까지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로 내년까지 하나은행, 영플라자, 명동예술극장, 신세계백화점 등 4개 주요 거점 장소와 명동길 주변에 우선 설치한다. 을지로입구역 사거리, 명동길, 롯데백화점~명동길 초입, 신세계백화점 인근에는 4가지 색깔의 특색있는 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대화형 AI, 챗GPT 등 관광객의 편의를 돕고 실시간 인구밀도를 모니터링해 인파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춘다.
김 구청장은 "(이 사업은) 명동 지역의 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을지로, DDP, 신당동 등 중구 전체에 시너지 효과를 줄 것"이라며 "옥외광고물 매출의 일정 부분은 기금으로 조성해 명동 지역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이 18일 서울 중구청에서 진행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
◇"인구 감소 문제 해결하려면 도시개발 필수"
서울 한복판에 자리한 중구는 주요 행정시설과 대기업, 대규모 상권이 몰려있어 낮에는 40만~50만명의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거주 인구수는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중 가장 적은 12만여 명에 불과해 밤에는 텅 빈 도시가 되어버린다.
김 구청장은 "관내 교육·보육·수요 등 모든 문제는 인구 감소로부터 시작된다"며 인구 감소라는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도시개발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선 신당동 일대 등 낡고 노후화된 주거 지역은 개발을 통해 환경을 개선하고, 도심은 업무·주거·문화가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재정비해 낮과 밤 모두 사람 온기가 가득한 곳을 만들겠다는 게 김 구청장의 구상이다. 주거 개선이 이뤄져 '살만한 집'이 늘어나면 중구의 오랜 숙제인 인구감소 해결뿐만 아니라 각종 인프라도 함께 개선된다는 것이다.
중구에 새롭게 전입한 세대들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정책도 다각도로 마련 중이다. 중구 전체 인구의 40%는 1인가구로, 이들이 계속해서 오래 머물고 싶은 동네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1인가구 '전세반환보증보험료'를 지원했다. 올해는 1인가구의 몸과 마음을 든든하게 챙겨줄 '싱글 비타민 프로젝트'를 새롭게 추진한다. 매월 생일을 맞은 1인가구 10명을 추첨해 과일 선물을 전달하고, 마음 건강과 자기 계발을 위해 독서 챌린지도 지원할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인구 늘리기는 쉽지 않은 문제"라면서도 "다만 살고 싶은 곳, 살기 좋은 곳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 중구가 사람이 모여드는 더 매력적인 도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이 18일 서울 중구청에서 진행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
◇"지역 특화산업·전통시장 경쟁력 높일 것"
일자리 확충에도 힘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출범한 민·관 협력 '일자리 거버넌스' 내 호텔·관광·패션 분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직종별 구인 수요를 찾아 업종별로 필요한 직무교육을 제공해 구인·구직을 매칭한다. 또 주민이 선호하는 직업훈련 과정을 운영해 중구 일자리플러스센터를 통해 취업 상담을 제공하고, 지역 업체와 업무 협력을 맺어 취업 기회를 제공한다.
경제 활성화에도 주력한다. 지역 특화산업인 패션·봉제산업이 더 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서울시와 함께 동대문 DDP 주변을 뷰티·패션 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하는 것을 추진한다. 해당 지역의 뷰티·패션 관련 기업과 사장을 대상으로 건축규제 완화, 자금 융자, 세금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뷰티·패션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남대문 시장을 포함한 전통시장 50곳과 골목형 상점가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상권별 콘텐츠 개발을 지원한다. 시장별 특화 품목은 트랜드에 맞는 먹거리로 개발하고, 체계적인 상권 홍보를 위해 BL, 캐릭터 개발을 돕는다.
김길성 중구청장이 18일 서울 중구청에서 진행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