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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갖은 무산 위기 끝에 워크아웃 돌입…수개월간 기업개선계획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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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4. 01. 11. 18:54

기업개선계획 확정 전 과한 채무 등 발견되면 무산될 수도
태영그룹, 워크아웃 관련 기자회견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워크아웃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채무를 막지 못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재무개선작업) 개시가 확정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태영건설의 채권금융기관은 이날 제1차 채권자협의회를 열고 투표(서면결의)를 통해 태영건설에 대한 워크아웃 개시에 합의했다.

워크아웃은 신용공여액 기준으로 채권단 75%의 동의를 얻어야 개시되는데, 개시 조건을 웃도는 동의율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투표는 이날 자정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12일 오전 정확한 집계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과정은 험난했다. 작년 12월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뒤 채권단에 제시한 자구책을 불성실히 이행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초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1549억원 투입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 4가지 자구안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중 일부(890억원)를 납부하지 않으면서 채권단과 금융당국으로부터 워크아웃 백지화 경고를 받기도 했다.

끝내 태영그룹은 채권단의 요구를 받아들이며 백기를 들었다. 논란이 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잔액인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투입했고, 계열사 자금조달 등 추가 자구안도 발표한 것이다.

특히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과 윤석민 회장이 필요 시 보유 중인 티와이홀딩스 및 SBS 지분을 각각 담보 제공할 것이란 입장을 밝히면서 분위기가 개선됐다.

이날 워크아웃이 개시됨에 따라 채권단 주도로 태영건설의 사업·재무구조 개선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채권단은 최대 4개월간 채권 행사를 유예하고, 이 기간 회계법인을 선정해 자산부채 실사를 진행하는 게 골자다.

태영건설은 조직 및 인원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비용절감안을 주채권은행에 제시해야 한다. 주채권은행은 자금 지원과 채권 재조정 등을 포함한 경영정상화 방안(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하고, 오는 4월 11일 2차 협의회에서 채권단 결의로 이를 확정한다. 기업계선계획을 확정하기 전까지의 인건비, 공사비 등 기업 운영자금은 태영건설이 확보해야 한다.

다만 실사 중 숨겨져 있던 채무가 발견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남아 있다. 만약 태영그룹이 실사 과정 중에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예상치 못한 채무가 과도하게 많이 발견될 경우 워크아웃이 종료되고 법정관리로 넘어갈 수 있다.

법정관리로 넘어가면 하도급사 및 수분양자 등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워크아웃과 달리 금융채권뿐 아니라 상거래 채권 등 모든 채권 행사가 중단돼서다.

채권단은 태영건설이 참여 중인 부동산 PF 사업장 60곳에 대해서도 사업성을 판단한 후 처리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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