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OTT 이용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유·무료 OTT 플랫폼을 이용한 국민은 86.5%로 1인당 평균 2.1개 서비스를 구독했다. 이번 조사는 7월부터 8주 동안 13세 이상 국민 5041명을 대상으로 대면 면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료 OTT 플랫폼 이용률은 △넷플릭스(50%) △티빙(13.2%) △쿠팡플레이(10.9%) △디즈니플러스(8.8%) △웨이브(8.6%) △왓챠(3.0%) 순이었다. 또 유료 OTT 플랫폼 이용자는 구독료로 한 달 평균 1만 2005원을 지출했다. 이용자들이 생각하는 적정한 구독료는 한 달에 7006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각종 OTT 플랫폼은 이용자가 생각하는 적정 구독료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을 구독료로 책정했다. 특히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음에도 다수 플랫폼에서 줄줄이 구독료를 인상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지나친 OTT 요금 인상에 대한 이용자 불만이 거세지고 있지만 OTT 플랫폼들은 구독료를 계속해서 공격적으로 인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도한 스트림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자 과학기술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대응에 나섰지만 적극적인 규제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방통위는 OTT 요금인상 실태점검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윤정은 방통위 시장조사심의관 부가통신조사지원팀장은 "OTT 사업자들의 구독료 인상이 위반행위로 인정되면 사실 조사로 전환할 예정"이라며 "사실로 확인되면 관계 법령에 따라 처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방통위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으로 OTT법을 규제하려 했지만 업계 반발과 정쟁으로 불발된 바 있다.
앞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물가 상승과 관련된 질문에 "정부가 강제하기가 쉽지는 않다"면서도 "합당한 금액인지 소비자들에게 설명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용자 편익 측면이나 이용자 비용 증가 측면에서 왜 올릴 수밖에 없는지 이해시키고 올렸으면 좋지 않았을까 한다"며 "소비자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빅테크 기업들이 고민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디즈니+는 지난해 11월 기존 9900원이던 단일 요금제를 1만 3900원으로 40%가량 인상했다. 약관에는 계정 공유 금지 조항까지 추가했다. 12월에는 티빙이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전체 멤버십 구독료를 약 25% 수준으로 인상했으며 유튜브도 지난달 유튜브 프리미엄 월 구독료를 기존 1만 450원에서 한번에 43%를 기습 인상했다. 이는 서비스 초창기던 2020년 9월 이전(월 8690원) 대비로는 무려 70%가 넘는 인상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