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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지 않겠다” 신한카드, 애플페이 도입에 ‘신중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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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4. 01. 07. 18:30

문동권 사장 "여러 측면을 고려해 아직 검토하는 단계"
수익성 개선 효과 미미하다는 관측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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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도입은 수익성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아직 검토하는 단계입니다."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이 지난 3일 범금융권 신년 인사회에서 기자와 만나 밝힌 말이다.

이처럼 '애플페이 합류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카드업계에 조성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애플페이 수수료를 고려할 때 수익성 개선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관측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애플페이를 탑재한 현대카드도 시장점유율 확대 효과가 단기에 그쳤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애플 고객 서비스 지원 차원에서 애플페이 도입은 속도의 문제일 뿐 연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카드사들은 협상을 서두르지 않되, 애플페이 도입 준비작업은 차분히 밟고 있다는 입장이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애플 측이 지난해 12월 신한·KB국민·비씨카드 등 주요 카드사에 애플페이 도입 계약조건을 제시했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요 카드사 CEO(최고경영자)들도 애플페이 협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전했다. 문 사장은 애플페이 도입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추후 (애플페이 탑재에 대비해) 준비작업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도 "아직까지는 (애플페이 도입 후 효과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에 속도를 내지 않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애플에 부담해야할 결제수수료는 0.15%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애플 사용자들 대다수가 MZ세대로, 고액 결제건수가 낮아 실질적인 수익성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효과로 신규 회원 수가 크게 늘어났지만 편의점 등에서 사용한 소액성 결제 비중이 전체 결제액의 25%에 달했다.

'애플페이 효과'는 이미 현대카드에서 빛을 다했다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협상은 더욱 더뎌지고 있다. 오태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열린 여신금융포럼에서 "간편결제를 통한 매출 진작 효과는 이미 포화에 이르거나, 소비자가 추가적인 간편결제 서비스에 대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간편결제 확대가 수익성에 미칠 영향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애플 측이 계약조건을 카드사에게 공개하면서 먼저 협상카드를 내민 것도 이 같은 업계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란 분석이다.

다만 연내에는 대다수 카드사가 참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MZ세대 가운데 애플 사용자가 많은 만큼 미래 고객 유입과 애플 이용자들을 위한 서비스 지원 차원에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시각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애플페이 수수료의 소비자 전가 이슈가 있었던 만큼 수익성 뿐 아니라 카드 소비자 여론도 고려해 도입 시기를 저울질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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