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0 |
지진 피난소에 모인 피난민 /이하 연합. |
새해 첫날부터 일본을 강타한 규모 7.6 강진으로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지진 대피소를 찾은 사람들에게는 지진만큼 공포스러운 일들이 펼쳐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됐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일본 여성들이 지진 대피소를 찾는 사람들에게 '성폭행'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글이 확산하고 있다. 주된 내용은 동일본 대지진 당시 경험담을 공유하면서 "무리를 지어 다니고, 위급한 상황에는 열쇠 등의 금속으로 급소를 찌르라"는 등이다. 'SOS'라는 해시태그를 활용한 SNS 이용자들은 "자고 있을 때나, 화장실에 갈 때 여자끼리 붙어 다녀야 한다"라며 "동일본지진 때도 많은 사람이 피해를 봤다"고 전하고 있다.
'SOS' 해시태그를 확인하면 지진 피해를 전하는 내용들과 함께 '피난소 성폭행 예방', '피난소 성폭행', '피난소에서 자기 몸은 스스로 지키자' 등의 검색어가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재해를 피해 피난 온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원봉사를 위해 피난소를 찾은 사람들에게도 같은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 | 0 |
/이하 엑스(X) |
동일본대지진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라고 소개한 한 인물은 "중년 남성으로부터 강간, 절도 미수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귀중품이 들어간 가방은 항상 착용하고 있어야 하고, 범죄가 발생하면 급소를 때려 자신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는 규모 7.6 강진이 발생했다. 당국에 따르면 5일 오전 8시 기준 92명으로 사망자가 늘어났다. 현지 공영 NHK, 닛케이신문 등이 종합한 내용에 따르면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이시카와현 와지마(輪島)시로, 55명이다. 이어 스즈(珠洲)시에서 23명, 나나오(七尾)시에서 5명, 아나미즈마치(穴水町)에서 5명, 노토조(能登町)에서 2명, 하쿠이(羽 )시에서 1명, 시카마치(志賀町)에서 1명 등이다.
중상, 경상 등을 포함한 부상자는 최소 464명, 행방불명자는 242명이다.
피난 생활을 하는 주민들의 수는 약 3만3000명이라고 이시카와현은 밝혔다.
| | 0 |
실시간으로 SNS에 전해지고 있는 대피소 상황 |
이번 지진으로 대피소에 사람들이 모이면서 언급되고 있는 '동일본대지진'은 2011년 3월 11일 일본 태평양 앞바다에서 규모 9.0 지진으로 거대한 쓰나미가 발생했던 사건을 말한다. 당시 대피소에서는 이재민들 대상으로 상습적 성폭행이 일어났다는 증언이 나왔다. 10주기를 맞아 2021년 제작됐던 '묻힌 소리들(Buried voices)'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는 당시 성범죄 피해를 본 여성들의 인터뷰가 전해져 사회적 충격을 안겼다.
다큐멘터리 속 여성은 "지진으로 남편이 사망한 후 대피소장으로부터 성행위를 강요받았다"며 "대피소장이 수건이나 음식을 줄 테니 밤에 자신에게 오라며 노골적으로 성관계를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20대였던 또 다른 여성은 "대피소에 있는 남자들이 밤이 되면 여자가 누워있는 담요 속으로 들어오기도 하고, 여자를 잡아 어두운 곳으로 데려가 옷을 벗기기도 했다"면서 "주위 사람들은 도와주기는커녕 보고도 못 본 척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