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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보릿고개 오나”…금융산업, 올해가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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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4. 01. 01. 18:30

"저성장 및 고금리 장기화로 성장 둔화"
은행·증권업 등 기대보다 우려가
연체율 급등·대손비용 증가 부담
부동산PF·해외대체투자 지속 부실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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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속에서도 국내 금융산업은 선방했다. 충당금 추가 적립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도 은행업과 보험업, 증권업 등은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었다. 반면 여전업계와 저축은행업계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부동산PF 리스크와 조달비용 부담이 악재로 작용했다.

올해도 기대보단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그동안 성장을 거듭해왔던 은행을 포함해 전 금융업권이 올해엔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낼 것이라는 시각도 많기 때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등 국내 주요 금융그룹은 지난해 ROE(자기자본이익률)이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나타냈다. 코로나 시기(2020~2022년) 실물경제 지원을 위해 유동성이 대거 풀리면서 대출자산이 크게 증가했는데, 금리까지 오르면서 은행을 중심으로 이자이익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인해 가계대출 성장세는 위축됐다. 회사채 등 자금시장이 나빠지자 기업대출 중심으로 금융사들은 자산 성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고금리는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전업계와 저축은행에는 큰 부담이었다. 조달비용이 급증한 데다 취약계층의 대출이 부실화되면서 연체율도 급등했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악재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신용위험과 중국발 부동산 리스크 등이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금리에 따른 신용리스크와 중국 부동산 침체,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은 글로벌 경제의 주요 하방요인이 된다"고 밝혔다.
특히 저성장 및 고금리 장기화로 금융산업 성장 둔화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금융산업을 옥죄는 위험요인으로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상승과 부동산PF 불확실성 지속, 해외대체투자 부실 가능성 등을 꼽았다.

자영업자 대출의 경우 연체율이 상승한 가운데 비은행업권 연체율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지원이 종료되고 금리가 급등하면서 비은행업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크게 올랐다. 특히 저축은행 등 일부 업권의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저축은행은 코로나 시기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대출이 확대됐고, 금리 급등에 따른 이자상환 한계로 지난해부터 연체율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연체율 상승은 부실채권 증가로 이어지고, 결국 대손충당금 증가와 실적 악화, 영업축소 등 악순환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신용평가 곽수연 선임애널리스트도 "기업대출은 부동산금융과 사업자모기지론 위주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아지고, 가계대출은 신용대출 위주로 부실채권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으로 브릿지론 등 부동산금융과 사업자모기지론 부실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높은 성장세를 누려왔던 은행권도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은행의 자산 성장을 견인했던 기업대출도 신용위험상승으로 둔화될 전망이다. 특히 취약부문에 대한 건전성 악화로 인한 추가 충당금 적립과 대손비용 증가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경기둔화에 따른 한계기업 증가는 신규 부실채권 발생 등 건전성 리스크를 동반한다.

증권업의 경우 지난해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부담과 해외부동산펀드 관련 손상차손이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브로커리지 덕분에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었다. 올해는 IB와 브로커리지 등 핵심 수익은 정체될 전망이다. 또 부동산PF 관련 구조조정 실시 여부와 해외부동산펀드를 비롯한 투자상품 관련 손상 및 규제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보험산업도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지속으로 가계의 초과저축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험수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카드업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힘겨운 한해를 보낼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물가상승률이 하락하고 금리인하 가능성도 높아져 소비회복이 기대되지만, 회복의 속도가 느려 조달비용 증가와 대출 건전성 악화 우려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영업자 등 한계차주들의 증가로 건전성 리스크도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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