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플랫폼 규제 필요…피해공제조합 설립도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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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는 모 의류 도매 업체의 자체 제작 의류를 '모조품'으로 버젓이 판매하고 있었다. 스마트스토어에 올라온 모조품 판매 페이지에서는 해당 도매 업체의 사진을 그대로 사용해 같은 제품인 것처럼 홍보했다. 실제 해당 제품의 가격은 15만원 내외지만 모조품은 3만~4만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같은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구매한 것이다.
결국 해당 도매 업체는 SNS를 통해 "스마트스토어 여러 군데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우리 업체가 아닌 타국에서 제조된, 사진만 도용된 제품으로 재질과 핏, 디자인 모든 게 다른 제품이니 모조품에 주의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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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대형 플랫폼을 믿고 구매를 결정한 만큼 가짜 제품을 판매한 판매 업체뿐만 아니라 판매 중개를 한 플랫폼에도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플랫폼을 처벌할 법 조항은 없는 실정이다.
새로운미래를위한청년변호사모임에서 활동하는 김지연 변호사는 "플랫폼 자체가 타 플랫폼을 베끼거나 직접 소비자를 기망하지 않은 이상은 처벌받기는 어렵다. 현재는 플랫폼 이용사업자만 처벌의 대상"이라며"'가짜 울 머플러' 사례에 적용할 수 있는 법은 전자상거래법과 형법상 사기 조항인데, 이 조항에는 플랫폼에 대한 연대 책임을 묻는 조항은 없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례의 경우) 부정경쟁방지법, 저작권법이 적용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도용 사안의 판매자만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플랫폼이 법적 책무를 다하지 않고 이용사업자에게만 법적 의무가 있다보니 이용사업자가 양심적이지 않으면 기망 당해 잘못된 제품을 살 위험이 모두 고객에게 전가된다"며 "플랫폼 법적 규제 조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역시 "현행법상 플랫폼에 법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다만 "플랫폼 위에서 판매자와 소비자가 만나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플랫폼의 신뢰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플랫폼이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교수는 "플랫폼은 거래에 대한 모든 정보를 속속 들여다 볼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판매자에 대해 철저한 모니터링을 거치고, 사기꾼 판매자가 발견되면 판매를 영구적으로 막는 식으로 엄중한 대응를 해야 한다"면서 "플랫폼이 판매자들에게 일정한 금액을 받아서 '소비자피해공제조합'을 설립해 소비자들에게 이러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현재 국회에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개정안은 온라인 플랫폼사의 책임을 명시해 전자거래에서 위조상품 판매와 같은 부정경쟁행위가 발생하는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신고 책임을 부과하고, 부정경쟁 행위로 판명될 경우 상품 판매 중단과 판매자 계정 영구삭제 등의 조치를 취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에 언급된 플랫폼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무신사 등이 있다. 이 외에도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전자상거래법·상표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