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7% 임금 인상시 인상분 최대 35% 법인세서 공제
3% 이상 인상시 공제율 15%서 10% 인하
일본 임금 1997년 100 기준, 2016년 89.7
OECD 34개국 중 2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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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와 여당은 임금 인상을 촉진하기 위해 세제를 개정해 임금 총액을 전년 대비 7% 이상 늘린 대기업에 대해 인상분의 최대 35%를 법인세에서 공제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 등이 12일 보도했다.
임금 인상 촉진 세제는 직원 임금을 전년도보다 일정 수준 이상 인상한 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덜어주는 구조다.
세제 개정안은 육아 지원에 적극적인 기업 등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고, 임금 인상률이 높지 않은 기업의 법인세 공제율을 낮춰 혜택의 형평성을 맞추는 내용도 담았다.
대기업의 경우 임금 총액이 전년 대비 7% 이상 인상되면 이 인상분의 25%를 법인세에서 공제한다. 여성 활약·육아 지원·교육훈련비 증액 등의 경우 공제율이 추가돼 최대 35%까지 확대된다.
지금까지는 임금을 4% 이상 인상한 경우 최대 30%를 공제했었다. 대기업이 정규 직원의 총임금을 전년도 대비 3% 이상 인상하면 이 인상분의 15%를, 4% 인상하면 25%를 각각 법인세에서 감면하고 있다.
반면 개정안은 3% 이상 임금 인상시 법인세에서 공제하는 비율을 10%로 낮추고, 임금 인상률에 따라 단계적으로 공제율을 높인다.
개정안은 중소기업이 세제 혜택을 받기 쉬운 구조도 담았다. 우대 기준을 충족하는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했지만 적자를 기록한 기업에 대해 '이월 공제 조치'를 신설, 세제 공제분을 5년 동안 이월해 흑자 결산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세제 혜택은 법인세를 납부한 흑자 기업에만 적용됐었다.
종업원 2000명 이하인 중견기업의 경우 임금을 3% 이상 인상하면 그 인상분의 10%, 4% 이상 인상하면 25%를 각각 법인세에서 공제한다.
2022년 임금 인상 촉진 세제 적용 건수는 21만 건 정도이고, 감소액은 약 5000억엔(4조5200억원)으로 건수·금액 모두 2013년 이 제도 도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임금 인상 촉진 세제는 1990년대 초 이후 지속된 경제 침체로 정체된 임금 수준 때문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해외 우수 인재의 일본 유입이 감소하는 상황을 타개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쓰카고시 겐지(塚越健司) 일본 조사이(城西)대학 교수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까지 일본의 임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지만 1997년 이후 명목 임금이 거의 인상되지 않아 물가 상승분을 뺀 실질 임금은 1997년 100을 기준으로 2016년 89.7까지 하락했고, 2021년 일본의 평균 임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77%로 34개국 중 24위에 머물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날 자민·공명 양당 세제조사회에 이 개정안을 제시해 각 당 간부회의에서 승인받았고, 이를 이번 주에 확정될 세제 개정 개요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재정안은 내년 봄 노사 협상에서 올해 봄보다 높은 임금 인상을 촉구하고,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임금 인상을 실현하는 것을 겨냥한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