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인도·중동 등 권위주의 정부, 접근 차단·검열 회피 목적 VPN 사용 제한
VPN 보급, 서구권서도 증가...일·보안·게임·여행·사생활 보호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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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는 통신 차단이나 검열 회피에 도움이 되는 VPN 보급이 재택근무 등 개인 이용자가 늘면서 올해 전 세계 이용자가 인터넷 사용 인구의 3분의 1인 16억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 전 세계 VPN 이용자, 16억명 상회...중·러·인도·중동 등 권위주의 정부, 접근 차단·검열 회피 목적 VPN 사용 제한
VPN은 인터넷에 가상의 전용선을 구축하는 기술의 총칭으로 통신을 암호화하거나 단말기의 IP 주소를 익명으로 처리해 이용자가 주고받는 정보를 제3자가 감시하는 게 어렵다.
이에 VPN은 지금까지 정부의 검열과 접근 제한이 존재하는 권위주의 국가에서 주로 사용됐다. VPN 서비스 대기업 서프샤크(Surfshark)에 따르면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의 44.7%인 25억명이 VPN 사용 제한 국가에 살고 있다.
중국·러시아·인도·파키스탄·미얀마·벨라루스·사우디아라비아·이란·이라크·아랍 에미리트(UAE)·오만·튀르키예·이집트·투르크메니스탄·탄자니아·우간다 등 주로 권위주의 국가에서 VPN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역으로 이들 국가의 많은 국민은 VPN으로 접근 차단 및 검열을 회피하고 있다.
미국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터넷 자유도는 12년 연속 악화했다. 조사 대상 70개국 가운데 가장 악화된 국가에 속하는 러시아의 경우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자국 내에서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주요 소셜미디어(SNS) 접속을 차단한 것이 영향을 미쳐 인터넷 자유도가 100점 만점에 23점으로 전년보다 7점 떨어졌다.
미국은 러시아 국민이 우크라이나 전쟁 실상을 알 수 있도록 VPN 서비스 제공 정보통신(IT)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대폭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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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PN 사용을 제한하지 않는 국가에서 VPN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정부가 테러나 범죄 대책의 일환으로 인터넷 검열 권한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리투아니아 스타트업으로 주로 개인용 VPN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드시큐리티는 2012년 설립 이후 10년 전까지 1만명 정도에 머물렀던 이용자 수가 2015년 호주 정부의 데이터 보존법 개정 이후 국민 사이에서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며칠 만에 2배로 늘어나는 등 현재 1000만명을 상회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 개정안은 테러 방지 등을 목적으로 통신 사업자에게 고객의 인터넷 검색 기록 등을 2년간 보존하도록 의무화했다.
영국에서는 범죄 대책의 하나로 운영사에 대화형 애플리케이션(앱)의 암호를 해제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는 법안 제정이 논의되고 있다.
노드시큐리티 산하 아틀라스 VPN이 국가별 VPN 앱 보급률을 조사한 결과, 싱가포르·UAE·카타르 등 동남아시아 및 중동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보급률 증가 폭이 큰 국가는 네덜란드·독일 등 서구권이었다.
◇ VPN 이용 목적...일·보안·게임·여행·사생활 보호 순...VPN 시장 규모 확대 지속
그 이유는 다양한 VPN 이용 목적에서 나타난다. 서프샤크가 지난해 실시한 VPN 사용 목적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응답자의 39.4%는 '일'을 꼽았고, 이어 '보안' 25.4%·게임 24.4%·여행 5.7%·사생활 보호 5.1% 등의 순이었다.
이에 따라 개인 및 비즈니스 용도의 VPN 시장 규모는 2019년 254억달러에서 지난해 1.8배인 446억달러로 커졌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재택근무가 늘어난 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지만 VPN 시장 규모는 2027년 75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등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구글은 3월 개인용 유료 클라우드 서비스 '구글 원' 이용자를 위해 22개국에서 VPN 접속 기능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유료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VPN과 유사한 '아이클라우드 프라이빗 릴레이'라는 기능을 2021년부터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