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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기후 재난으로부터 국가유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주요 과제와 목표를 정리한 '국가유산 기후변화 대응 종합계획'(2023∼2027)을 26일 발표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위험성은 우리 문화유산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문화재청은 앞으로 5년간 '기후 위기 속 지속 가능한 국가유산의 가치 보호'를 목표로 기후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먼저 국가유산 유형에 따른 기후변화 피해 데이터를 쌓아갈 예정이다. 예를 들어 국보,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유산 가운데 나무로 된 유산은 주기적으로 흰개미 등 생물 피해 여부를 조사하고 '안전' '취약' '매우 취약' 등으로 나눠 관리한다. 지진, 화재 등 각종 재해가 발생했을 때 예상되는 피해를 예측하는 모형도 개발한다.
2025년까지 중요 문화유산을 대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취약성을 평가한 뒤, 2026년부터는 '기후 위기 중점 관리 문화·자연유산 100선'(가칭)을 선정해 발표한다.
기술 연구·개발(R&D)에도 힘쓴다. 유해 요소를 선제적으로 탐지하거나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문화유산을 수리·복원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전통 재료에 대한 연구도 이어간다.
온실가스가 전 지구적 이산화탄소 흡수량과 균형을 이뤄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더 이상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탄소 중립'을 위해서도 노력한다.
문화재청은 특히 4대 궁궐, 종묘, 조선왕릉, 갯벌 등의 공익적 가치를 강조할 계획이다. 실제로 2021년 서울대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갯벌이 연간 흡수하는 탄소량은 최대 49만t(톤)으로, 승용차 20만대가 배출하는 분량과 비슷한 것으로 추산된다. 문화재청은 이들 국가유산이 일종의 '탄소 저장소'로서 어떻게 기여하는지 분석하고 향후 탄소 중립 현황을 알려주는 안내판을 설치해 국민들에게 알린다.
문화재청은 올해 기후 위기 대응에 약 9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추후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예산과 인력을 확보해 급변하는 기후 변화로부터 소중한 국가유산을 보존·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