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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전화 받지마라”… MZ세대는 ‘콜포비아’ 앓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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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기자

승인 : 2023. 07. 11. 17:20

MZ세대 10명 중 3명은 전화 부담
비대면으로 인한 사회적 기술 부족
일상생활에서 극복 방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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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포비아 증상과 전화 통화 시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 /아시아투데이DB
#최근 직장 생활을 시작한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전화 통화다. 낯선 이들과의 전화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A씨는 거래처로 전화를 걸 때 "제발 전화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읊조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자괴감에 빠졌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타인과의 전화 통화에 공포감을 느끼는 이른바 '콜포비아(Call Phobia)' 증상이 깊어지고 있다. 모바일에 친숙한 이들에게 음성을 통한 소통이 어렵게 느껴지고 있어서다.

11일 아시아투데이를 종합하면 지난해 한 구직업체가 MZ세대(1980년~2000년생) 2735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29.9%에 해당하는 819명이 '콜포비아'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콜포비아 증상(복수응답 가능)은 통화 전 높은 긴장감이나 불안을 느낀다' 62.6%, '전화 수신을 미루거나 보류한다' 53.5%, '통화 때 할 대화에 대한 염려' 49.7%, '통화 중 심장 박동이 빨라지거나 식은땀이 나는 등 신체 변화' 38.1% 순이었다.
통화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복수응답 가능)로는 '생각을 정리할 틈 없이 바로 대답해야 해서' 59.1%, '생각한 바를 제대로 말하지 못할까 걱정돼서' 53.8%, '문자·메신저 등 텍스트 소통에 익숙해져서' 46.6%, '할 말이 없을 때 침묵이 불안해서' 29.2%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콜포비아는 의학적으로 붙여진 정식 명칭이 아닌 인터넷에서 만들어진 용어다. 하지만 관련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자 고유명사로 자리 잡았다.

MZ세대들이 콜포비아에 빠지게 된 이유는 기기를 이용한 비대면에 익숙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에는 형제자매와 부대끼며 사회적 기술을 배웠지만 가족 구성원이 줄어든 점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부모와 통화를 하는 게 불편하다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자 면접을 도와주는 스피치 학원에서 콜포비아 극복을 목표로 하는 관련 강좌가 등장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무조건 학원에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옳은 것만은 아니다"며 "친한 사람들과 문자로 이야기 할 수 있는 내용을 전화로 해보는 방식으로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통화 공포 극복에 너무 집착해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며 "조금 실수해도 괜찮은 전화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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