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병원 측에 따르면 인제학원 이사회가 지난 6월 20일 서울백병원 폐원을 의결한 이후 각 부속병원 의견 수렴 및 내부 논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하고 후속조치를 진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외래, 응급실, 입원 등 모든 환자 진료가 8월31일 종료된다.
원내 공지·전화·문자를 이용해 외래 및 입원, 예약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종료일 및 진료, 각종 서류 발급 등을 안내한다. 입원 중인 환자의 타 병원 전원 지원 등 진료 관련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현재 수련 중인 인턴들과의 면담을 통해 형제 백병원 또는 타 병원으로의 이동 수련을 적극 지원해 수련에 차질이 없도록 필요 조치를 시행할 계획으로, 사업체 검진·임상 연구 등 진행 중인 사업은 형제 백병원으로 이관, 사업장 및 지자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조속히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백병원은 지난 20년간 1745억원(의료이익 기준)의 누적적자가 발생했다. 더 큰 문제는 늘어나는 적자 규모다. 진료일수가 적었던 올해 1~2월의 경우 월 의료수익이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한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지속적인 적자는 향후 의료원 전체 경영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상주인구가 줄어드는 도심공동화 현상과 주변 대형 종합병원의 출현에 따른 상대적 경쟁력 하락으로 인한 환자 수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서울백병원 폐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병원이 위치한 중구는 거주인구가 거의 없는 사무실 밀집 지역인데다 서울백병원 반경 3km 이내에 종합병원급 병원이 국립중앙의료원(505병상), 서울대병원(1820병상), 강북삼성병원(723병상), 세란병원(211병상), 서울적십자병원(292병상) 등이 포진해 있어 경쟁도 치열하다.
중증환자나 수술보다는 경증환자 위주의 진료가 대부분으로, 이미 대학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서울백병원의 가동병상수(병상)는 122병상으로, 지난 3~5월의 평균 병상가동률은 66.2%, 일 평균 수술 건수는 9건에 불과하다.
병원 측은 "폐원은 전체 의료원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부지매각을 통한 수익 창출이 폐원의 목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향후 부지 운영에 따른 창출 재원은 형제 백병원에 재투자 돼 환자들에 대한 최적의 치료, 더 좋은 의료 제공에 활용될 계획이라고 병원 측은 덧붙였다.
환자 진료 종료와 별도로 서울백병원 구성원들의 고용유지를 위한 후속 조치도 진행한다. 형제 백병원의 경영 상황을 감안해 전보조치할 예정으로, 상임이사와 의료원장이 부산지역과 수도권지역 형제 백병원을 오가며 병원 경영진의 협조를 구하는 한편 전보조치될 구성원들의 안착과 조직융합을 위한 다양한 지원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백병원이 폐원해도 전국 4곳의 인제대학교 백병원(부산·상계·일산·해운대)은 정상 운영된다.